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 도시로 숨 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김명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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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시절 한국 대중문화 관련 수업을 들었다. <사의 찬미>를 축음기로 들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은 교과서로 배운 일제강점기와는 사뭇 달랐다. 짧은 치마에 단발머리, 옆구리에 책을 낀 모던걸 사진 자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좀 의문이었던 게 사진 자료가 제법 남아있는 걸 보면 모던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단 건데, 왜 내 머릿속엔 짧은 저고리와 긴 치마가 박혀있는 걸까?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자주 본 탓일까. 답을 알 수 없어 잊고 지낸 의문이 한 권의 책 덕분에 풀렸다.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는 1923년 창간된 잡지 ≪신여성≫을 파헤치는 책이다. ≪신여성≫이 “여성 ‘주체’의 잡지가 아니라, 여성 ‘대상’의 계몽 잡지”인 이유와 사회맥락을 함께 살핀다. 외제 물품이 유통되면서 변한 사회 분위기가 여성의 외양ㆍ태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중에서도 어떤 것을 ‘신여성’이라 부르는지, 신여성을 보는 시선이 어땠는지 등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그럼에도 ≪신여성≫에서 발췌한 인용문과 사진 자료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ㆍ드라마 의상으로 자주 접한 탓인지 ‘신여성’, ‘모던걸’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힙스터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러나 책으로 접한 실상은 달랐다. 집 밖으로 나선 여성은 동경의 시선을 받는 동시에 관음의 대상이었다. 여성을 겹겹으로 둘러싼 당시의 시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지금 와선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주장인지ㅋㅋㅋ 놀라웠다. 허영심 많고 사치 부리는 신여성ㆍ기생과 구별하기 위해 여학생에게 교복을 입히자는 발상은... 가히 충격적이고... 여러모로 충격적이고 처음 보는 내용이 많아서 추천하는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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