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는 매호 다양한 주제로 학술지에 준하는 밀도를 보여주는 서평지다. 4호는 ‘전쟁하는 인간’을 주제로 『일리아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등 전쟁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 서평이 담겨있다. 전쟁은 “뉴스에 얼마나 자주 비중 있게 언급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전쟁은 언제나 세계의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렇기에 항상 시의적인 주제”(7p)다. 하지만 필히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에 대화 주제로 삼기 꺼려진다. 이는 결국 전쟁을 터부시하고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결과에 이른다. 그렇기에 처음 4호의 주제를 접했을 때 나도 모르게 움찔했었다. 이런 이야기를 표지에 크게 내걸어도 되나?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끝난 후에 엄격하고 진중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논의해야 하지 않나? 그러다 이런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편협하고 방어적인 사고가 그동안 피해자의 목소리를 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러한 태도를 열어가는 데에 『교차 4호 : 전쟁하는 인간』이 좋은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교차 4호 : 전쟁하는 인간』은 전쟁과 관련된 주제 서평 6편과 비주제 서평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주제 서평이지만 넓게 봤을 때 ‘전쟁하는 인간’과 이어지는 면이 있기에 통일된 분위기를 헤치지 않아 좋았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책이 많아 독서 후의 독서가 기다리고 있어 마음이 가볍진 않지만...^^ 새로운 분야의 책을 엿보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 그렇지만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익숙한 책에 대한 서평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이 책을 분석한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 서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간 조건의 비극성으로부터 구원을 찾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주제 도서의 저자가 전쟁과 전쟁하는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관찰한다. 책 읽고 서평 쓰면서 좀 더 깊고 전문적인 글을 쓰고 싶다고 아쉬워할 때가 많아서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내용 까먹을 즈음 주제 도서 읽고 다시 서평 읽어봐야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