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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평점 :
[현대문학 #서평단]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슐러 르 권의 new 에세이가 드디어 출간됐다🎉 총 30편의 에세이가 수록된 『마음에 이는 물결』은르 권의 성장배경을 다룬 「개인적인 문제들」로 시작해 「독서」, 「토론과 의견」, 「글쓰기에 관하여」로 이어진다. 이 흐름 덕분에 마냥 가벼운 내용은 아님에도 어렵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다. 저자의 ‘개인적인 문제들’로 시작하여 그와 안면을 트고, 『안나 카레니나』의 저자 톨스토이를 존경을 담아 반박하며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이는 르 권 본인을향해서도 마찬가지다. 1929년생인 르 권은 집에 구비된 전집부터 도서관 책까지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하며 풍족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저자는 그 시절에 자리한 인디언 삼촌들과 인류학자 아버지의 일을 이야기하며 어릴 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불편한 사실을 서술한다. 인디언 삼촌들의 상황이나 역사 등에 대해 무지했으며 그들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이 외에도저자는 생각할 거리를 끊임없이 던져준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첫 문장 “모든 행복한 가정은 똑같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불행하다.”를 반박하고, 논픽션이라는 장르와 젠더, 여성의 발을 혹사하는 문화(ex. 전족) 등 다양한 주제를 고찰한다. 따라서 이 책은 올곧은 태도를 유지하며 능동적인 독서를 하도록 만들기에 읽어내는 의의가 있는책이다. 비문학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공부하듯 각잡고 읽어야 하는 책은 부담스럽다! 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르 권의 책을 처음 읽을 때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성별을 제외하면 나와 공통점을 찾기 힘든 사람의 글이 주는 울림이 컸기 때문에. 『마음에 이는 물결』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찾았다. 같은 성별이라 공유하는 문제의식이나 경험은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다. 르 권은 나의 할머니 세대고 여성에게는 틀릴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세상을 겪었다. 그렇기에 거침없는 그의 글이 더욱 와닿는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의 신작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몹시 슬프지만... 이미 내 마음에이는 물결이 되었으니 마냥 슬퍼할 일은 아니겠지. SF 소설로 유명한 작가지만 산문도 정말 잘 쓰기에 꼭... 읽어줬으면하는 바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