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경계에서
미카이아 존슨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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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서평단]
461p
흔히들 괴물을 잡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괴물이 된다고들 한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런 게 아니다. 가끔은 용을 죽이기 위해서 자신 또한 불을 내뿜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금 모습은 바뀐 게 아니라 감춰져 있던 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내 괴물이었다.



『세상의 경계에서』의 주 무대는 다중우주가 사실임이 밝혀진 0호 지구다. 이곳에서 주인공 카라는 다른 지구로 건너가 정보를 수집해오는 횡단자로 일한다. 본인이 살아있는 세계에 방문하면 죽기 때문에 횡단자는 또 다른 자신이 죽은 세계에만 갈 수 있다. 도플갱어랑 마주치면 죽는다는 말이 ‘거의’ 사실인 셈이다. 많은 곳에서 죽었을수록 많은 곳에 갈 수 있는 것이다(이 지점에서 영화 <에에올>이 떠오르기도 했음). 그렇기에 대부분의 지구에서 부유하게 사는 와일리시티 사람보단 그렇지 않은 애시타운 사람이 횡단자로 일한다. 따라서 카라는 횡단자에 적합한 인물이다. 0호 지구에서 갈 수 있는 380개의 지구 중 370번 넘게 죽었기 때문이다.

제법 두께가 있음에도 한 권 안에 SF 필승 클리셰가 골고루 담겨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500p도 페이지 터너가 될 수 있더라고요... 진짜 존잼... 빈부격차, 권력과 계급, 멀티버스, 혁명, 로맨스, 세계관의 비밀 등등... 세계관 설정이나 복선이 중요한 소설인 것 같아 메모하면서 읽었는데 작가가 친절하게 짚어주니 걱정 안 해도 될 듯.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혁명과 반란을 일으키는데... 근본적인 해결은 아닌... 그치만 매드맥스 모래밭에 굳건하게 서 있는 느낌의 인물들이 정말 좋았다. 특히 카라의 행동 기준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아서 소설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짐. 그의 표현대로 카라가 ”막돼먹은 년“이라서 좋았다. 꿀잼 SF 추천합니다... 요새 멀티버스 붐이니까 츄라이츄라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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