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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평점 :
[은행나무 #서평단]
은행나무 인스타그램에서 서평단 모집 글을 봤다. '개 다섯 마리의 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여전히 혹한의 밤을 견디고 있는 이들에 대한 집요한 관찰!"이라는 문구로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소개하고 있었다. 컬러풀해서 눈길을 끌었던 표지가순식간에 무겁게 다가왔다. 어떤 일을 겪었기에 그들의 삶은 여전히 혹한의 밤일까. 이런 의문을 품고 책을 펼쳤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개 다섯 마리의 밤』은 크게 세 꼭지로 나뉜다. 알비노로 태어난 세민이와 그의 엄마 박혜정, 세민이가 전학 온 후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안빈과 안빈엄마, 세민이 성별자이길 바라는 종교단체. 이 세 이야기를 묶는 건 '폭력의 발산'이다. 폭력을 겪어낸 인물들이 배척과 혐오를 생존전략으로 택하면서 그들의 삶은 아수라장이 된다.
박혜정은 '박혜정'에게 갇혀있는 인물이다. 내면은 그대로인데 신체만 자란 느낌. 그래서인지 박혜정은 아들 세민을 대할때도 본인 위주다. 세민더러 "내 아들", "박혜정 아들 박세민"(207p)이라 하며, 열 살짜리 아들을 혼자 두고 본인의 스위치를 내리기 일쑤다. 세민은 그런 엄마 때문에 강제로 강해져야 했다. "이 세상에 엄마와 세민, 둘뿐이"기에 "두 사람 중한 명은 강해야 했"고, "엄마는 강한 사람이 아니므로 그건 결국 나여야 한다고."(70p).
이에 반해 안빈엄마는 유년 시절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친 인물이다. 내 자식만큼은 나처럼 살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확고하다. 작가에게 부여받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렇기에 안빈의 엄마로서 존재하고자 한다. 안빈을 끌어올리기위해 타인을 끌어내리는 걸 생존전략으로 택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빈에게 거듭 말한다. 알비노가 아프리카에서어떻게 찢겨 죽는지. 어쩌면 안빈은 세민 자체보다 세민에게 집착하는 엄마에게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빈이 택한 건 엄마에게 배운 폭언을 세민에게 되돌려주는 법이다.
소설 내에 많은 엄마가 등장하지만 내가 눈여거본 건 위의 두 사람이다.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지만 행동의 결과가 비슷하기 때문. 각자 다른 이유로 다른 행동을 한 두 엄마는 결국 자식에게 본인을 강요한다. 똑같이.
요즘 애들은 영악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건 요즘 애들이갖가지 정보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터넷과 유튜브는 물론이고, 소설 속 아이들은 엄마들 단톡방에서 퍼진이야기까지 끌어와서 본인들 세계에 적용한다. 무서운 생존전략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의아했던 건 에스더의 이야기만 음성 녹음 형식이라는 점이다. 에스더는 앞서 말한 종교단체 소속 인물이다. 소설이 에스더의 물음으로 끝나는 만큼, 그의 이야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3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에서혼자 1인칭 구어체라 동떨어진 느낌이 강했다. 에스더 개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훌렁훌렁 읽다가 앞으로 되돌아가서다시 읽기도 했다. 잘 읽다가 흐름 끊기는 느낌이라 이 부분이 아쉬웠다.
+) ⚠️트리거 요소가 많은 소설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