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황금가지 #서평단]
우리가 아는 '좀비'의 시초가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라고 하더라. 그럼 좀비물이 나온 지 벌써 50년이 넘은 셈이다.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하나의 장르가 구축되기엔 타이트한 기간이라고 생각함. 그동안 좀비물이 질리도록 많이 나왔고 지금도 나오는 만큼, 인상적인 좀비물을 만들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겠지. 내가 좀비물을 안 좋아했던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다. 좀비에서 뽑을 수 있는 소재는 이미 고갈됐다고 생각해서 좀비물에 대한 기대가 없었거든.

근데 그 어려운 걸 『시체와 폐허의 땅』이 해내더라.

『시체와 폐허의 땅』은 '첫 번째 밤'에 양친을 잃은 톰과 베니가 새롭게 유대관계를 쌓는 과정이자 베니의 성장담이다. 베니는 '첫 번째 밤'에 톰이 엄마를 버리고 도망쳤다는 기억 때문에 톰을 원망한다. 그런 겁쟁이 톰이 좀비 사냥꾼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열다섯 살이 된 베니가 톰에게 좀비 사냥꾼 일을 배우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베니의 세계가 무너진다. 베니는 '마운틴사이드'라는 우물 속 개구리였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존의 좀비물에 질린 이유가 이 좀비가 다른 좀비와 뭐가 다른지를 어필하는 작품이 많아서였던 것 같음. 하지만 『시체와 폐허의 밤』은 좀비를 바라보는 시각이 사뭇 다르다. 좀비도 한때는 사람이었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대부분의 좀비 소설은 온통 뇌에 대해서만 다루는 반면 이 소설은 심장까지 다루고 있다."는 추천사가 딱 들어맞는 소설이다.

표지 제목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서평단 신청한 거였는데 완독하자마자 박수쳤다. 이만큼 기승전결 완벽하고 떡밥 회수까지 깔끔한 소설 정말 오랜만이었고.. 마음이 풍요로워졌음.. 저 지금부터 넷플릭스 드라마화 존버합니다.. 성공할 때까지.. 존버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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