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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평점 :
『로드워크』는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제목인 '로드워크(roadwork)'에서 알 수있듯이 도로 공사와 얽힌 한 개인의 이야기다. 바튼의 집과 직장은 784번 고속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철거될 예정이다. 하지만 바튼은 이주를 거부한다. 직장 건물을 새로 지을 부지를 일부러 계약하지 않고 거짓말만 늘어놓는다. 집도 마찬가지. 무엇이 그로 하여금 세상을 거부하게 만들었을까.
내 생각에 바튼은 세상을 거부했다기보단, 세상이 자신의 세상을 파괴하는 걸 거부한 것 같다. 죽은 아들 찰리와의 기억이남아있는 집과 20년간 일한 세탁 회사 건물. 바튼의 세상은 건물 두 채에 모두 담겨 있었다. 그 건물 두 채는 철거 예정이고, 따라서 바튼의 세상이 철거될 예정이란 거지. 모두가 자신을 미친 사람 취급하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가끔 의심하지만 그의 탓이라곤 할 수 없을 것이다.
바튼의 일생을 완독한 후, 호두만 한 질문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인간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가.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소설의 결말만큼이나 씁쓸했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존엄하게 산다는 건 그만큼 미쳐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