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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술관 - 자기다움을 완성한 근현대 여성 예술가들
정하윤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2월
평점 :
영화/소설은 닳도록 보는 걸로도 모자라 온갖 잡지식까지 섭렵한 나는.. 시/미술/전시 쪽은 정말 문외한이다. 이유에 대해자주 고민해보는데 뭐랄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영화/소설은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앞뒤 장면(문장)을 토대로 유추 가능하고, 맘에 드는 부분을 콕 집어 말할 수 있잖아? 개연성을 중시하는 장르니까. 근데 시/미술/전시는 그러기엔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작품만 덩그러니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 그런 내 무지를 조금이나마 채워보고자 서평단 신청했었음.
『여자의 미술관』은 근현대 여성 미술가 15인을 소개하는 책이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뮤즈로만 기억되던 여성 미술가들의 삶과 함께 그들의 작품을 살펴보는 예술 교양서다. 이 책에서 유명한 남성 미술가라고 언급되는 이름들도 내겐 낯설었지만..^^ 오히려 그 덕에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다른 이의 것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만 본문에 저자의 견해가 많이 녹아있어서 100% 정보 습득의 목적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음.
개인적으로 생트 오를랑이 정말 강렬했다. 부모가 지어준 이름 대신 스스로에게 '오를랑'이란 이름을 부여하고, 자신의 성형수술 과정을 여러 나라 갤러리에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성형수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오를랑. 누군가에겐 엽기적인퍼포먼스일지도 모르겠으나, 내겐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부수는 데에 자신의 신체를 사용할 만큼 거침없는 사람이라는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최근 역사 밖에 묻혀있던 여성들을 발굴해내는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반가운 여성들의 얼굴을 마주했으면 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