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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 - 어느 사이코패스의 사랑
캐럴라인 케프니스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드라마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모든 것'은 공통된 평을 듣는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 다 이상하다."고. 스토킹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원작 소설을 택배로 받았는데 웬걸. 스토킹을 다루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 할만큼 상큼한 표지와 구구절절한 제목까지.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펼쳤다. 그리고 다시 책을 덮을 때까지 마냥 재밌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
국내에 출간된 게 2015년이니까 원서는 그보다 더 오래 됐을 거다. 그때는 이런 '싸이코패스의 사랑'이 신선한 소재였을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비틀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니까(한니발 속 집착을 로맨스로 소비하는 것처럼).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에 걸렸던 건, 지금은 2020년이라는 거다. 조의 사랑을 정말 '사랑'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소설은 오로지 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조의 시선으로 벡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본인이 읽으면서 가장 거부감 들었던 건, 처음엔 몹시 거부감 들었던 조의 독백들을 어느 순간부터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거다. 어찌 됐든 완독을 했으니까. 이건 작가의 역량일 수도, 혹은 본인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던 뒤틀린 욕구를 발견한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