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윤동주 시인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이미 오래전 형무소에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그의 죽음은 관객을 또 한번 깊은 슬픔으로 빠뜨린다. 윤동주 시인을 등장시켜 작가는 무엇을 말하

고자하는 것일까. 추리의 형식을 가져와 어떤 결론에 도달할까. 출간 즉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문학이론서를 방불케하듯 책 안에서는 시에 대해 진중히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 하나가

당시 검열관이였던 스기야마를 변화시키고 또 그 안에 수감되어있던 수많은 조선인들의 삶에 볼 수 있는

희망을 주고 또 그 시대에 어떻게 어둠을 밝혔는지를 작가는 보여주고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 놀랄만큼 문학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만다. 그리고 몇 장씩 넘길 때마다 나오는 윤동주 시

인의 시에 금세 젖어들고 만다. 그를 수감했던 당시 시대와 일본인들에 대해 분노가 치밀게 된다.

윤동주 시인이 읽었던 대문호가의 책 들-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셰익스피어와 라이너마리아 릴케. 빅토

르 위고, 백석 시집과 투르게네프의 첫사랑..그 소중한 책들에 대한 향수도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어두웠던 시대에 윤동주 시인은 얼마나 책을 읽고 싶었고 또 얼마나 그들을 사랑했던가.

윤동주 시인의 한 줄의 문장에서 한 편의 시에서 스기야마는 윤동주를, 그의 세계를 읽고 만다. 검열관이라

는 임무로 스기야마는 그의 시에 대해, 언어에 대해 잔인한 폭력성을 휘두른다. 그의 시를 불태워버리고 마

는 것이다.

문장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지 서서히 작가는 검열관 스기야마와 갇혀있던 윤동주 사이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시쓰지 않는 윤동주 시인에게 스기야마는 시를 쓰라고 말한

다. 시 따위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하던 그가. 더러운 전쟁이 세상을 송두리째 망가뜨린다고 해도 그에게

는 다시 시를 쓰게 하고 싶어 한다. 그의 시를 읽고 위안 받을 수 있게. 스기야마는 조심스럽게 펜을 쥐고 시

를 쓰려한다. 자신의 소리로 내는 시를.

스기야마는 살해된 체로 발견이 되지만 그의 주머니에서는 시가 있었다. 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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