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2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빛바랜 사진 속 살며시 웃고있는 엄마와 딸의 사진. 사진을 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보았다.

[외할머니의 분홍원피스]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가족의 이야기와 역시 피해자로

자신을 자책하며 살았던 군인출신의 밀짚모자 아저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작가는 당시의 사건 속에서 죽었던 이들도 그들을 향해 총을 겨루었던 이들도 모두 희생자였다는

메시지를 따듯하게 전해주고 있었다.

단순히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켜 서술해나갔다면 작품의 감동이나 흥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작가는 손녀 나빛이 할머니의 과거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 현장을 목격함으로서 당시의 처절했던

상황을 생동감있게 전하였고 나빛의 시선을 통해 독자도 간접적으로나마 그때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에게 과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소중한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시골로 내려간 손녀 나빛과 엄마. 나빛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진

곳간에서 초록색 여행가방에 담긴 빛바랜 사진과 분홍색 원피스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밤에

곳간으로 들어가는 할머니를 따라 1980년 5월 23일 31년전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곳으로 떠나게 된다.

생일날 선물로 산 분홍원피스를 가방에 담고서 딸을 찾기 위해 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던 할머니.

하지만 무참한 총격 속에서 딸의 죽음을 맞게 되고 이 비극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으로도 이어진다.

그 딸은 나빛의 엄마의 언니, 쌍둥이였다. 엄마 또한 악몽에 시달리며 살았고 가정을 등지고 명예회복을

위해 싸웠던 할머니를 원망하며 살았다. 그리고 당시 공수부대 출신이었던 밀짚모자 아저씨는 우연히 할머니의

가방을 발견하였고 그 주인을 찾기위해 25년간 떠돌아 다녔던 과거를 지니고 있었다.

아저씨는 드디어 할머니에게 그 가방을 전해주게 되고 할머니는 소원하였던 물건을 찾은 뒤 숨을 거두게 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이들은 모두 이같은 아픔과 비극을 겪었다. 그들을 위로할 이는 과연 누구이고,

가해자는 누구일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무고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념의 대립, 인간의 욕심,

우리는 많은 것을 반성해야하고 그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 지나간 과거를 우리는 반드시 잊지말아야할

것이고 그들의 죽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순차적으로 진행된 사건에 있었다. 다음 이야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게

진행된 과정과 밀짚모자 아저씨의 첫 등장부터 그가 누구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감추고

과거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더라도 좋았을 것 같다.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앞으로도 이 같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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