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읽다 - 로완 윌리엄스의 마르코 복음서 읽기 로완 윌리엄스 선집 (비아)
로완 윌리엄스 지음, 김병준 옮김 / 비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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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복음서만큼이나 간결하고도 강렬하다. 언제 읽어도 좋겠지만 특히 요즘 같은 사순시기에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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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음,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김 / 마농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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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그림도 멋지고 판형도 커서 아주 맘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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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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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할 수 없었던 극적 사건으로 헤어진 부부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났다가 주고받게 되는 편지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제목이 금수강산의 금수라서 뭔가 되게 고풍적이면서 아련하고 아름다운 그런 사랑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혹은 한 쌍의 부부가 곱게 늙어가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이야기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달랐다고 나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일본 소설 내지는 일본 미학의 독특함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았다. 나는 일본 소설을 아주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일본 예술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일본 소설을 읽고 일본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적어도 우리 나라 소설이나 영화, 혹은 그 이외 나라의 소설이나 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삶의 진실에 대한 서늘하다 못해 섬뜩한 묘사들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 옛 남편 아리마 야스아키가 자신이 묵었던 낡은 숙소의 방에서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우연히 마주친 옛 남편에게 여자가 편지를 보낸 것은, 그들이 이혼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되는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이었던 그 남자가 여관방에서 술집 여자와 잠이 들었다가 그 술집 여자가 휘두른 칼에 맞아 거의 죽었다 살아난 그 사건에 대해 여자는 제대로 묻지도 못했고 이혼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편지에는 단지 그때 그 사건에 대한 물음만 담긴 것이 아니라, 당시 자신의 상황과, 자신의 아버지의 상황, 그리고 현재 재혼해서 장애가 있는 아들을 기르고 있는 엄마로서의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그리고 남자의 답장은 그 이해할 수 없었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친구였던, 그러나 술집 여자가 되어 있던 그녀와의 불가해한 관계들까지 써내려 간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 위로, 서로의 현재 상황과, 이혼 후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경위들이 또 다시 겹쳐진다. 그러면서 점점 더 명확해 지는 것은, 삶은 불가해하다는 것이다. 불가해한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어서 썼던 편지와, 그것을 해명하려고 썼던 답장으로 시작된 서신 왕래는 결국 더 많은 삶의 불가해함만을 해명한 채 끝을 맺는다.

   하지만 소설이 그저 삶은 불가해한 것이라는 절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편지를 통해 삶의 불가해함을 납득하는 데 도달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남자의 현재 동거녀와, 여자가 현재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역할이 나에겐 각별하게 느껴진다. 뭔가 모자란 듯한 동거녀와 정신박약인 장애인 아들. 현재의 남자와 여자는 이 원하지 않았던 존재들에 기대어 이 불가해한 삶을 살아갈 이유를 다시 얻는다. 사실 그 과정 또한 불가해하기만 하다. 

   한때 연인이었다, 부부였다가, 이제 오래 떨어져 살아온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 왕래가 마무리될 즈음,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젊을 적에는 그 불가해함이 자신을 위해 온 우주가 돌아간다는 신비처럼 느껴지다가 한 순간 그 모두가 고통으로 다가왔다가 다시 그것에서 이 땅에 발딛고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는... 그런 과정... 어찌 보면 징글징글하고, 끝끝내 알 수는 없지만, 그 너머에 다시 알 수 없어 신비로운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내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제목은 그러하기에 錦繡이다. 아름답게 수놓여지는 삶. 한땀한땀 스스로에게 놓게 되는 고통의 자수이지만 그러하기에 아름다운... 나이드는 것이란 그것을 납득하고 알아가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것은 때로 그토록 선연한 핏빛의 고통이거나 잔인함을 동반할지도 모르겠으나... 아니 동반해야만 하는 것인지도.

아마 이 편지는 제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되겠지요. 저는 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미용실 간판을 찾아 다음 목표 지역인 네야가와 시의 모든 길을 터벅터벅 계속 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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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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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흥미로운 소설이었다.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여성 소설가가, 역시 같은 해에 태어난 남성 주인공을 내세워 자전적인 이야기에 기반한 채 연대기적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라니...! 게다가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현재 시점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균등한 비율로 써내려간 소설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어렵지도 않게 써내려간 필력은 확실히 작가의 입증된 실력에서 나온 것이다. 얼핏얼핏 드러나는 시대적인 배경들과 사건들 속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간 이웃 나라 친구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정겨웠다. 

인생의 어느 한 시기나, 특정한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영화는 30대 중반에 이르는 한 사람의 보다 사실적인 인생 기록이라 해도 좋겠다.소설 속에서 주인공과 가장 대비가 도는 인물은 주인공의 누나인데, 외모도 이상하고, 가족들과도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한 동안은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다가 이상한 신흥 종교에 빠져들기도 하고 결국 일본 밖 세상을 전전하다 돌아오는 누나는 괜찮은 외모에, 괜찮은 인간 관계와 괜찮은 성적, 괜찮은 운동 실력으로 그럭저럭 괜찮게 살아가는 주인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에서 삶의 해답을 얻는 것은 그런 이상한 누나이다.주인공은 그렇게 그저 괜찮게 살아온 덕분에,특히 어떤 시도나 노력이나 고통이나 그런 것 없이 그저 주어진 것들로 그냥 괜찮은 정도의 방패를 삼은 채 살아온 탓에 관계의 진실에도, 진실한 자기 자신에게도 이르지 못했다.

  결국 소설의 핵심이란, 삶의 진실은 그저 그렇게 괜찮은 듯 살아서는 이를 수 없다는 것,자기만의 삶의 진실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내게는 삼십대 중반에 이른 주인공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고부터 초조해 하며 의기소침해지는 부분의 묘사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건 뭐랄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찌질한 현실일 수도 있을 것이며 또 그렇게 자기에서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한 올 만큼의 무게도 감당할 수 없는 주인공의 나약함과, 그가 맺었던 관계의 가벼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같은 세대의 일본 친구의 진정한 성장기를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주인공은 그런 누나가 있었고, 삼십대에 머리가 빠지는 등의 위기를 겪음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삶에 찾아오는 위기란 때로 선물 같은 것이다. 위기가 왔을 때 성장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음 위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탓에 더욱 나이들어 맞는 위기를 견디어 성장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나도 잘 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소설은 내게 위로가 되었다. 


  다만, 작가가 여성이라 그런지 남성 주인공이 화자인데도 다분히 여성적으로 느껴지는 서술이나 묘사가 많았다는 점은 남성 독자로서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물론 뒷부분에 주인공이 여성인지 남성인지는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하고 는 있지만.) 그리고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교정을 제대로 보지 않았는지 '눈'이 '문'으로 되어 있다든가 '스구'가 '쓰구'로 되어 있는 등 오자가 몇 군데 눈에 띄었다. 재판을 낼 적에는 교정이 되길 바란다.


  새로운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칭찬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재밌게 읽히면서도 삶의 진실에 대해 가닿으려는 노력이 따뜻하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친구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되어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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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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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대한민국을, 그 아픔을 가장 잘 드러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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