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라자 1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한국판타지 문학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책이 바로 이 '드래곤 라자'다. 한국 판타지문학을 집대성한 이 책은 여러가지 장점들로 인해 이후의 한국판타지문학의 어머니가 되었다. 드래곤 라자의 장점들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먼저 드래곤 라자의 세계관은 매우 독특하며, 방대하다. 그 예로 인사말이 있는데, 각 종교의 신, 혹은 종족의 신마다 그에 알맞는 인사말이 있어 서로 대화를 행하기 전에 화의를 표한다. 다음은 본문 중의 내용이다.
-'말씀들었습니다. 카알 헬턴트님이시죠? 전 제레인트 침버라고 합니다.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마음가는 길은 죽 곧은 길. 반갑소. 어서 오시오.'

드래곤 라자는 300년 전의 이야기-영광의 7주 전쟁-의 연장선상으로 진행되는데, 일행들은 300년전 과거의 이야기에서 자신들의 목적을 찾아내며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해간다. 그렇기에 '라자의 세계관'은 300년 전의 일들도 주인공들을 통해 잘 묘사해 내고 있어 현실감을 부여해주고 있다.

또 드래곤 라자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양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데, 말 잘하는 후치, 순수하며 강인한 샌슨, 점잖고 박식하지만 분개할 때는 주변인물을 놀래키는 칼, 쾌활하고 발랄하지만 어두운 면도 가진 나이트 호크 네리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엘프 이루릴, 무뚝뚝하지만 친절한 전향한 간첩 운차이, 황소를 타고다니는 폐태자 길시언, 개과천선한 마법사 아프나이델, 호탕한 드워프의 노커 액셀핸드, 유쾌한 성직자 제레인트 등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 전부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타 판타지문학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문학성은 철학적이기도 한 내용들을 포함했다는 점이다. 인간은 단수가 아니다', '별은 바라보는 자에게 빛을 준다', '같은 인간' 등 독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명언을 던져준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한 것이 아니라 한층 더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작가의 독특한 유머감각덕분에 책을 읽는 도중 쉴새 없이 웃게 된다.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드래곤라자에 단점은 없을까.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도 단점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분명 드래곤라자도 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번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단점을 찾지 못했다. 이는 아직 나 자신이 문학비평가로서의 소질이 떨어짐을 증명함도 되지만, 그만큼 드래곤라자의 단점은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는 것임을 증명함도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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