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1 - 방랑의 기사
이경영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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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 판타지문학은 바람의 마도사로부터 틀이 잡히기 시작해, 드래곤라자와 가즈나이트로부터 집대성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드래곤라자와 가즈나이트는 추구하는 경향이 매우 달라서 드래곤라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가즈나이트를 싫어하고, 가즈나이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래곤라자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근래에 와서는 가즈나이트도 당당히 판타지고전문학의 선두임을 인정받고 있지만, 가즈나이트 초창기 무렵에는 이건 소설이 아니라 만화다, 말도 안되는 글이다 식의 비평이 많았다.

이것은 가즈나이트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주인공들의 엄청난능력 등 타 소설과의 차이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작가 자신이 아직 문학도로써 충분한 역량을 가지지 못한 채 글을 써 나갔기 때문에 '만화같은 소설이다' 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실제로 가즈나이트 이후의 이경영씨의 소설은 매우 틀이 잘 잡힌, 훌륭한 글들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학적 측면(문체, 묘사 등)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그 외의 부분에선 매우 훌륭한 글이다.

가즈나이트의 최대의 장점은 '재미'다. 가즈나이트를 읽은 수많은 독자들 중에서 날카로운 비평을 던지며 말하는 사람들조차 가즈나이트는 재밌다고 말할 정도다. 그럼 어째서 이렇게 가즈나이트가 재밌는 것일까.

가즈나이트는 7명의 개성있는 주인공들로 구성되어,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정의를 부르짖으며 악과 싸운다. 주인공들의 엄청난 능력만큼이나 적 또한 강하기에, 전투를 할 때면 우리는 긴장감과 전율을 느낀다.

하지만 가즈나이트에서 전투부분이 가장 재미난 것은 아니다. 가즈나이트의 참 '재미'는 복잡한 인간관계에 있다.리오를 좋아하는 여성캐릭터들간의 보이지 않는 사투, 휀과 바이론의 보이지 않는 배려심을 느껴가며 그들에게 마음을 여는 가즈나이트들, 엉뚱하긴 하지만 언제나 남을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지크 등 인물 하나하나의 독특한 개성때문에 구현되는 인간관계가 가즈나이트를 읽는 사람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가즈나이트의 또 다른 장점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앞에서 '만화같은 소설'이라고 비평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말은 만화처럼 단순하게 읽어진다 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판타지소설의 복잡한 세계관에 몰입되기 힘든 사람들도 가즈나이트에선 쉽게 몰입되고, 복잡한 글만 보면 잠이 와서 소설을 못 읽던 사람들도 가즈나이트에선 재미를 맛보며 소설에 익숙 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판타지소설을 접해보려는 분이 있다면 -판타지소설 역사의 시초를 알아야 그 다음 시대의 판타지소설에 더 큰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기에, 그리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기에- 가즈나이트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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