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당신들의 유럽

당신들의 유럽
노현지 지음 / 있다 / 2023년 4월

여행을 하다보면 여기에 엄마가, 아버지가 오셨음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몇 차례 있었어요.

남보다 젊게 사시는 부모님이기에 다음 기회에 , 하고 미루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또 몇년이 흐르고 이제 70대가 된 저의 부모님은 어느사이 주름살이 많아지고 무릎이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며 호소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부모님과의 가족 여행 로망을, 이 책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고 위안삼고 폭풍공감하게 되었어요.

부산 출신의 성질이 불 같은 아버지의 칠순 잔치 대신, 노래방 기계를 피하고자 안간힘을 쓰던 막내딸의 여행제안을 뜻밖에도 흔쾌히 수락하신 아버지와 늘 참고 인내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위 가이드 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흔한 패키지가 아닌 사위 투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신 아버지, 사실 이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건 사실인것같아요. 자식들도 부모님 모시고 여행하기 힘들텐데,,,개인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부모님 모시고 가족 여행 가본 적이 있기에 이 여정이 마음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하물며 사위가 장인, 장모님과 여행을 가자 제안하니 참 기쁘고 뭉클했을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된 부모님과, 여섯살 난 딸과 함께 한 여행은 첫번째 프랑스, 영국, 스위스를 거쳐 파리에서 마무리를 합니다.

책을 보다보면 노년의 부모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생고생하면서 자식들을 건사하고자 애쓰셨기에 굽어있는 등을 보면 안쓰러움을 느끼고, 잠결에 들리는 부모님의 나즈막한 대화소리에 행복해하고, 하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자주 목이 타기에 물을 많이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가시는 노년의 아버지, 어머니에게 화장실 값을 따로 받는 유럽은 살기 퍽퍽한 곳이지만 스위스만큼은 자연환경만큼이나 최고의 나라, 무료 화장실이 있는 곳, 웃으면서도 격하게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스위스 출신 용병들의 죽음을 기리는 빈사의 사자상 앞에서 젊은 시절 베트남 파병, 중동 건설 현장에 나가 고생하셨던 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 지난한 역사와 함께 70,80년대를 살아온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 자체인 듯했어요.

코로나가 생활속 질병으로 편입되어가는 와중이지만 이제 그 사이 더 나이드신 부모님과의 여행은 생각으로만 그칠것 같은데, 이 책은 우리 가족이 여행을 떠났다면 어땠을지 , 상상의 여정을 밟게 해 준 느낌이 드네요.

[서평] 살수의 꽃

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실과 허구가 혼재된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느부분까지 사실에 기반할 이야기일지 상상을 하고, 작가의 상상력의 모티브가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보는점도 재미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고구려. 역사상 걸출했던 영웅들의 시대. 광개토대왕 , 장수왕 말고도 국사시간에 달달 암기했던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수나라의 침공에 상대적인 군사적 열세를 극복하고 잘 대처한사건은 너무나 유명하지요.

이 소설은 문덕의 관점에서 '나'라는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황량한 고구려의 땅에서 평범한 상인으로 살아가던 아버지가 싸늘한 주점이 되어 돌아오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도주하던 중 한 달 일찍 조산하게 됩니다. 등이 굽도록, 손이 갈라터지도록 노동을 하여 아들을 기르고, 자식 교육을 위해 밥집을 하면서 좋은 스승을 찾아주려 애쓰던 어머니.

어머니의 바람을 등에 지고 자라던 문덕은 위풍당당한 개마무사의 행진을 보고 그들을 동경하게 되지만 신분의 차이에 울분을 품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린 연인을 만나게 되고, 또 평상공주와 온달장군을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방향을 전환하게 되지요.

기록상 을지문덕의 활약은 지극히 일부만 남아있지만 우리나라가 힘든 시기마다 구전으로 전해진 그의 활약상은 민간에서 전설처럼 남아 수천년동안 전해 내려왔습니다. 일제치하에서는 단재 신채호선생님이 을지문덕을 높이 평가한 사실도 있습니다.

이제 작가는 을지문덕의 부모대에서부터 재구성한 이 소설로 우리에게 을지문덕에 관한 접근을 보다 쉽게 다가갈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심각한 역사서가 좀 딱딱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소설로 풀어쓴 이야기는 스토리가 흥미롭기에 훨씬 흥미롭게 읽을수 있을 수 있는것 같습니다.

[서평]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평소 그림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그림과 좀 더 친해지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책 저책, 이술관련 서적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미술관도 가보고, 요즘에는 조금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어요. 그러나 비전공자로 평소 예술과 거리있는 생활을 하기에 아직 미술은 생소한 세상입니다. 프리다 칼로라는 이름도 어렴풋히 들어만 왔었기에 이 책을 접할 기회가 되어 본격 그녀에 대하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총명하고 똑똑핬던 셋째 딸, 집안을 일으켜세우는 아들이 되고자 의사가 되기위해 국립학교에 진학하고 열심히 공부하던중 남자친구였던 알레한드로와 함께 타고 가던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는 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의사의 꿈을 접어야 할만큼 몸을 관통한 철심으로 인해 35번의 대수술을 하게 되고, 그렇기 열여덟 소녀의 인싱은 멍이 들게 됩니다.

자우롭지 못한 육신으로 할수 있는 화가의 꿈, 그 꿈을 키우기 위해 만난 스승과 21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녀의 인생은 평탄치 못하게 흘러갑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인생에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았다고.

타인의 위로에는 보답을 해야하지만 그림에서 받는 위로에는 댓가가 없다고요. 프리다는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그 그림을 통해 타인을 위로합니다.

그녀의 인생에 따라 그려낸 그녀의 자화상에는 독특한 힘이 있습니다.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볼수 았기도 합니다. 미술 문외한인 저에게 자화상이 이렇게 다양하게 그려질수 있구나 하는 걸 일깨워준 화가, 프리다 칼로.

타인의 불행을 통해 나의 평안을 위로받는 저급함이 아니라 , 인간이 인간에게 잔하는 따스한 위로의 힘을 그녀의 그림을 통해 느낄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서평]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 - 금리와 인플레이션, 환율은 어떻게 당신의 부동산을 잠식하는가?
배문성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10월

얼마전까지 서울, 경기, 기타 지방들까지도 아파트 구매 열풍이 불었었다. 지금 아니면 집 장만 못함다는 식으로 일봉의 군중심리가 몰아닥치면서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사야한다, 아프트 분양당첨되면 로또아다 는 말도 나왔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공약이 하루 아침에 무색해져버리고 전정권 말기, 공적치하를 위한 자리에서도 경제, 부동산 부분은 할 말이 없습니다로 지나쳤으니 말이다.

어느덧 직장생활 수년차인데 월급모아 집장만은 이번생에 틀린 것아니냐는 푸념은 일반인이라면 한번씩 내밷는 소리였다. 그래도 마냥 손 놓을수 없으니 늦게나마 경제 관련 책이라도 보고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 그동안 관심 없던 분야에도 한번씩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부동산과 관련하여 공급문지, 금리, 유동성 그리고 타이밍 관련하여 챕터를 편성하고 았다.

공급이 부족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세간의 기사 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그동안의 선분양 후 착공이라는 공식이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요즘에는 착공 후 분양으로 바뀐 시장상황을 민간 통계에서는 놓치고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 자료를 꼼꼼이 보면 전정권에서 특별히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금리와 채권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말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여유자금이 은행 등 금융권의 높은 이자수익으로 몰리고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보다 투자를 하려는 심리에 대해 말하고있다.

그동안의 저금리, 저물가시대에는 자산가격이 오르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이제 고금리 , 고물가 시대가 되면서는 부동산의 위험도를 살펴야한다. 유동성 관리와 더불어 매수시기, 매도타이밍을 볼 줄아는 안목을 기르기 위한 마지막 챕터를 주의깊게 보길 추천합니다.

[서평]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ㅣ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내게 다가온 곳은 미술관에서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후회되지만 코로나 이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전앞에서 입장할지 망설이다 돌아선 적이 있다. 학생때 뚜벅이 배낭여행을 건터라 여행자금은 빠듯했고, 그 며칠전 오스트리아 박물관, 미술관을 보면서 도슨트투어 신청없이 그림을 보다보니 별 감흥도 없었던터라 피곤하기도해서 그냥 벨베데레 앞에서 돌아서버렸다. 미술, 그림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분위기를 좋아만 한건지 미술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이후 클림트의 키스 를 좋아하게되어 알고보니 벨베데레궁전에 소장중인걸 알고 두고두고 후회한 것은 나의 몫이다.

이 책은 나처럼 미술에 관한 전반적인 교양과정을 저자 특유의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아직 그에 대한 깊이는 없는 이에게 , 새삼 미술강의를 대학교 수강신청하여 들을수 없는 이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는책이다.

루브르 미술관이 왜 최고의 러시아 미술관보다 높이 평가되는지를 설명하면서 말로의 비너스에 대해 세세히 설명해주는 첫챕터부터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두 팔이 없는 말로의 비너스는 자연스러운 그리스 조각미를 잘 보여주는데, 복원 추정도를 보니 그냥 두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에 비해 복원이 필요한 미술품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벅원해가고,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부여해주면서 작품의 가치를 보존하는데 탁원한 능력을 지닌 루브르였다.

모나리자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신비스러운 미소의 과학적 설며은 이 책에서 처음 본 듯하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의 배경지식까지 설명해주어 밀레의 만종이 원래 삼종기도이고 이 작품으로 인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밀레는 가난한 화가로 죽었고 그 후손도 가난하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추급권이 생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저작권처럼 70년동안 작품 판매로 인한 수익이 화가의 후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 사실 공평한 것 같다.

참 개인적으로 너무나 가보고 싶은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파리 근교에 있는 그곳에서 43년을 살다 죽은 모네.

빛의 화가라는 그에게 루앙대성당 16점의 연작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