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백범
홍원식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요새 백범 김구 선생님이 핫합니다.

무려 70년도 더 전에 책에 기재한 말 때문인데요.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은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내가 원하는 나라」, 1947)'

K-pop,K-culture,K-방역을 예견하기라도 한듯한 이 말이 많이 회자되곤 합니다.

그래서 저도 백범선생님이 좀 궁금해졌어요.

그래도 임시정부수장으로 기억되는 백범은 조금은 딱딱한 인물이라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제목부터 소설이 달려있는 '소설백범'은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김창수란 인물이 고능선 선생의 집에 갔을때

안내를 하던 그집 손녀와의 만남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고능선 선생은 창수의 진정한 스승이 되어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나라가 망하는 데도 신성하게 망하는 것과 더럽게 망하는 것이 있네...신성하게 망하는 것은 일반 백성이 의를 붙잡고 한마음으로 끝까지 싸우다가 함께 죽는 것이요. 일반 백성이고 나라의 신하고 고관대작이고 할 것 없이 서로 살겠다고 적에게 아부하다 꾐에 빠져 항복하는 것은 더럽게 망하는 것일세'

그리고 김창수의 인물됨을 알아보고손녀와 인연을 맺어 주려 하기도 했어요.

결국 일련의 일로 이루어 지지는 않았지만,

신분에 상관없이 손주사위를 삼고 싶어할 만큼 창수의 인품이 멋있었다는 것이겠지요.

20대의 창수는 피가 뜨거운 사람이었나봅니다.

일본인이 조선인으로 위장한채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보았을 때

명성황후 시해범이 아닌가 의심하면서 그를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지요.

이 일로 인해 그는 사형수가 되지만 고종황제의 명령으로 목숨을 건지고

몇년간의 옥살이 끝에 탈옥을 하게 되고 그 후로 독립운동가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그는 호와 이름을 백범 김구로 정하였는데요.

'구()'가 아홉구로 십에서 하나 모자란 겸허한 마음을 가지기 바랬던 거예요.

김구선생은 13세 연하인 최준례라는 아가씨와 31세에 결혼하였습니다.

창수는 나이가 많아 결혼하면서도 부인이 학업을 마칠수 있게 배려하였다고 해요.

딸 셋을 일찌기 읽고 아들 둘을 낳아, 옥바라지와 독립운동 살림을 꿋꿋이 했던

최준례라는 여성의 삶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저는 김구의 아닌 최준례 독립운동가로 그녀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결국 아들 둘이 아직 어릴 때 상하이 병실에서 남편을 보지도 못하고

36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으니 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또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의연함도 인상깊었어요. 50세 생일에 부인을 잃은 백범선생을 위로하고자 차려준 생일 상을 받았다는 것을 책망하고자 종아리를 걷게하고 매를 드실 정도로 올곧은 분이셨다고 합니다. 일찍 생을 마감한 며느리를 대신해 아이들을 키우고 임정살림을 꾸렸던 그분도 정말 독립투사 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책의 곳곳에는 김구의 독립운동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많은 이들이 나와요.

특히 아일랜드 출신의 사업가로 독립운동가들에게 선박등을 제공했던 '루이스 쇼'라던지, 김구를 집에 숨겨주고 일본군에게서 도망치도록 도왔던 미국인 피치목사부부, 가흥으로 피신한 그에게 거처를 제공한 중국인 저봉장과, 5년간 그와 동행한 처녀뱃사공 주애보 등등입니다. 이름없이 나라를 잃은 이들을 도왔던 그들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광복군이 미군특수훈련을 마치고 국내진공작전 출전을 준비중에 있을 때

일본 천황의 항복으로 인해 무위로 돌아가 타력으로 해방을 맞은 것이 허탈했고,

마지막으로 패망으로 우리나라에서 쫓겨나면서도 스탈린에게 우리나라 이북을

사실상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나라가 쪼개지도록 했던 일본의 야비함에 놀랐고,

그 일제치하의 핍박에도 살아남아 임시정부를 꿋꿋이 이끌었던 백범선생님이

신탁통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여겼던 미국의 사주로 돌아가신것에

허무함과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소설가가 아닌 법학박사인 홍원식 저자가 각종 인터뷰와 사료를 통해

재현해 낸 이 소설 백범은 소설이 아닌 백범선생의 삶을

생동감 있게 구현하였습니다.

나라가 없어진 그때 임시정부 그 자체였던그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의 쉬임없는 발자취에 고개숙여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바램이었던

이 나라가 온전히 하나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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