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마음 - 도시는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
김승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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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적인 도시를 만드는 새로운 관점에 대하여 도시의 마음이란 주제로 이 책을 쓴 김승수 전주시장의 열정이 묻어나는 책이다. 한 사람의 정책이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또 우리 스스로 도시에 살면서도 주변에 얼마나 아름다운 공간들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책의 도시,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다양한 도서관으로 둘러싸인 멋진 도시를 투어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정주행했다. 워커러블 시티가 진정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행복한 도시를 꿈꾼 인문학적 통찰에 찬사를 보내며

이 책 구석구석에 새겨있는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 속 아름다운 도서관의 멋진 풍광과 또 다른 인사이트를 주는 문장들을 찾아내 한 땀 한 땀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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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경험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꿀 수 있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보는 눈이 경험의 의미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13p


PART 1 도시의 의미_당신에게 도시는 어떤 의미인가요?


▷ 존재하지만 부재한 우리의 도시 _ 정원문화도서관

  • 일상이 무너져 삶의 균형이 깨지면 '답지 않게' 됩니다. 나를 잃어버립니다. 도시의 기본은 평범한 삶을 비범한 삶으로 도약시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을 지켜서 평범에 이르게 하는 도시가 좋은 도시입니다. 30p

  • 도시가 하나의 경험이 될 때 드디어 도시는 하나의 '장소'가 됩니다. 도시에 장소성이 생기는 것이지요. 장소성이 생긴다는 것은 도시를 객관적으로 표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경험하고 해석하는 주관적 방식이 내면화된다는 의미입니다. 35p

  • 공공장소는 살벌한 도시에서 나의 자리를 확인하고 시민성을 인정받는 장소입니다. 도시가 자리를 만들어 줌으로써 우리는 나의 시민성을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2022년 9월, 누군가가 전주의 한 도서관에 이런 엽서 한 장을 남겼습니다. "외롭고 힘들던 중 우연히 오게 된 이곳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갑니다. 감사해요." 44p

▷ 도시는 사람을 담는 그릇이다 _ 건지산숲속도서관

  • 진정한 '산다'의 의미는 공간의 점유보다는 공간과 맺는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공간이라기보다는 감정적·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맥락을 가질 때 비로소 터전, 즉 삶의 거처가 될 수 있습니다. 48p

  • 좋은 그릇이 그것을 사용할 사람을 생각하며 만들어지듯, 좋은 도시도 그곳에 담길 시민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도시가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면 도시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도 달라져야 하겠지요. 53p

PART2 도시의 역할_도시가 책과 함께 사유할 수 있다면


▷ 책 큐레이션은 삶의 제안이다 _ 한옥마을도서관

  • 도서관은 급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랑, 평화, 연민, 정의, 동정, 공감, 위로, 낭만..... 도서관은 우리를 실제의 골목이 아닌 실존의 평원에 살게 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의 책들은 우리가 실제에서 실존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지요. 도서관은 경로에 의존된 삶에 새로운 균형, 즉 삶의 항상성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111p

▷ 비장소를 가장 인간적인 장소로 _ 완산도서관 자작자작 책 공작소

  • '자작자작 책 공작소'는 소박한 장소일뿐더러 글쓰기 수업 또한 작은 프로그램입니다. 도시 전체로 보면 하찮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은 장소와 프로그램이 시민들 간의 영혼의 대화를 이끌어냅니다. 118p

  • 좋은 공공장소에서는 도시의 작은 기적이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도시는 늘 거대한 구조물에서만 기적을 찾지만, 사실 거대한 구조물은 감탄을 부를지는 몰라도 감동을 선사하기는 어렵습니다. 도시의 기적은 '감동이 있는 곳'에 있습니다... 발길이 뜸해진 오래된 도서관을 책 쓰는 도서관, 책 만드는 도서관으로 재생한 이유입니다. 125p

  • 알베르토 망구엘은 『독서의 역사』에서 13세기 말 안경이 발명되기 전, 후 독서가의 변화를 다룹니다. 이 책에서 망구엘은 피렌체의 한 교회에 새겨진 안경 발명가로 추정되는 사람의 명판을 소개합니다. "거기에는 '안경의 발명가'라고 쓰여 있고 '신이여 그의 죄를 용서하소서. A.D 1317'이라고 덧붙여 있다." 시력이 나빠진 독서가들에게 안경의 발명은 신기원이었습니다.... 책의 역사는 일면 안경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128p


PART3 도시의 마음 _ 우리가 지은 것은 도서관이 아닙니다.


▷ 공공장소는 한 시대를 가장 의미 있게 상징한다_연화정도서관

  • 연화정도서관은 '유산'의 관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에는 편의점이 있던 장소를, 도시의 미래로 열어놓기 위해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가.' 도시로, 그리고 시민의 삶으로 확장하면 소명도 더 무거워집니다. 그렇게 연화정도서관은 유산의 관점으로 지어졌고, 유산의 관점으로 물려집니다. 139p

▷ 공공장소는 자기 입장을 밝혀야 한다 _ 책기둥도서관

  • 공공장소는 인상을 통해 시민들에게 도시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여기가 시민을 위한 좋은 집입니다.' 그렇게 공공장소의 인상이 바뀌면 시민들과의 기분 좋은 대화가 시작됩니다. 영혼 없는 장소에 생명이 부여되는 순간입니다. 비로소 도시가 '사람을 담는 그릇'으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155p

▷ 아이들을 도시의 창조자로 키우고 싶다면 _ 야호 책놀이터

  • 이제 아이들에게 시청은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밀어내던 도시가 반대로 아이들을 환대합니다. 공공장소가 아이들 삶의 우선순위로 떠오른 것입니다. 시청이 어떤 곳인지 다 알 수는 없지만 편하고 좋은 곳, 재미있고 또 가고 싶은 곳으로 경험한 것입니다. 171p

  • 아이는 어른과 다른 상상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 '다른 사람'과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 사이를 채워줄 공부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178p

▷ 적당한 성공한 철저한 실패보다 위험하다 _ 금암도서관

  • '적당함'을 뛰어넘을 때 설렐 수 있다... 우리가 함께 설레는 공공장소를 만들고자 한다면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공직 사회가 자신들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일의 한계선, 즉 '적당한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선을 넘지 못하면 설렘도 감동도 없습니다. 194p

  •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변화 중 하나는 도서관 지붕에 새롭게 설치된 넓은 야외 데크입니다. 전주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소에서 독서도 하고, 햇빛을 즐기는 시민들을 봅니다. 201p

  • 시민들은 금암도서관 옥상 야외 데크를 통해 도시를 새로이 발견합니다. 이 높이, 이 위치, 이 시간....모두 처음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203p

  • 공공장소의 기분 좋은 설득에 이끌려 '어쩌다 독서'를 하게 됩니다. 취향이 만들어지고 생활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삶이 바뀌고, 동네도 바뀝니다. 204p

▷ 도서관이 숲으로 간 이유 _ 학산숲속시집도서관

  • 자연이 숲을 허락하고, 숲이 도서관을 허락했습니다. 도서관은 숲을 지배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의 몸과 마음,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의 생각과 호수의 감정이 원래의 것처럼 연결됩니다. 평온한 숲에 어느샌가 '시의 집'이 자라났습니다. 212p

▷ 도시 회복의 다른 방식, 도시 침술 _ 첫마중길 여행자 도서관

  • '도시 침술 Urban Acupuncture'은 우리의 아픈 몸에 침을 놓듯 도시 안의 작은 개입을 통해서 한 지역의 회복을 돕는 일입니다. 작은 개입이란 공간이나 장소, 정원이나 녹지, 문화 예술 콘텐츠, 사회 프로그램, 도시 디자인 등등 작은 변화의 축적을 통해 그 지역의 재생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합니다. 222p

  • 폐쇄된 나이트클럽이 호텔로, 문 닫은 병원이 대학 시설로 바뀌었고 공공기관과 주거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술 전시와 공연, 각종 장터가 열리기도 합니다. 도시 침술은 도시의 잠재적 가능성을 자극합니다... 풍경이 짙어지면 도시가 주는 느낌도 달라집니다. 227p

  • 아무리 크고 비싸고 귀한 책이라도 그 책이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그 책을 자유롭게 펼쳐보고 편하게 읽는 게 진정한 특별함입니다. 232p

  • 첫마중길을 시작으로 평화동 학산시집도서관을 가는 큰 길에 '바람길 숲'이라고 부르는 가로 정원이 조성되었습니다. 이 바람길 숲을 따라가다 보면 중간 거리 즈음에 꽃심도서관과 정원도서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도를 따라 길고 길게 뻗은 정원에는 은목서와 동백, 꽃복숭아와 산수유, 화살나무와 진달래, 나무수국과 병아리꽃나무가 시민들을 반기고.... 도시는 더 짙고 더 많은 풍경을 담아냅니다. 235p

▷ 도시는 기억의 집합니다 _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 많은 사람들의 긴 수고 끝에 스산하던 폐공장이 시민들의 삶과 도시의 이야기를 품고 되살아났습니다. 노동자들의 애환과 꿈, 공장과 산업의 역사와 기록들, 팔복동 주민들의 가볍고 무거운 일상의 리듬은 다시 입체의 세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는 예술가들의 입주 창작 공간과 전시 공간, 야호 예술놀이터와 흙과 물놀이터, 정원의 꽃과 나무들, 문화장터와 각종 공연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있습니다. 243p

▷ 시작할 수 있는 능력 _ 책사랑포인트 책쿵2

  • 책방은 도시에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경제적 이유만으로는 운영할 수 없는 고단한 업이니까요. 책방지기 대부분은 책과 책방의 가치에 주목함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262p

  • 좋은 도시에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269p

PART4 도시의 확장 _ 도시의 경험적 확장이 삶의 확장입니다


▷ 공공장소의 수준이 시민의 삶의 수준이다 _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 어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멋진 장소에서 꿈같은 시간을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좋은 장소를 누리다 보면 내가 마치 어제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 혹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 그렇다. 주인공으로 살아보게 하는 것이 좋은 공간이 주는 힘인 것 같다. 284p

  • 우리 도시에는 이동하는 구간보다 머물 수 있는 목적지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28

▷ 도시를 더 다양하고 넓게 사는 법 _ 아중호수도서관

  • 빠르게 이동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빠르게 지나친다는 뜻입니다. 기술의 발달 덕에 움직일 수 있는 도시의 거리는 늘어났지만, 느리고 정겹게 관찰할 수 있는 도시의 사물들은 정작 급격히 줄었습니다. 인간과 도시의 관계는 점점 몇몇 공간에 고정되었고, 관계를 맺는 공간의 면적 또한 축소되었습니다. 298p

  • 나의 도시 공간은 가고 싶은 장소, 생각나는 장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 등을 통해서 정해집니다. 좋은 경험을 가진 장소들이 모여 마음속에 하나의 연결된 형상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도시 영역이고, 도시의 물리적 팽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도시의 경험에 관한 확장입니다. 306p

▷ 우리는 도서관으로 여행 간다 _ 전주 도서관 여행

  • 여행은 나와 마주하는 사색의 과정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 중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만나기 가장 두려운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내 안에는 미뤄두고 차마 꺼내지 못한 내가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324p

본 포스팅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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