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이렇게 된 거지. 어머니와 아버지는 왜 이때처럼 계속 행복하고 아룸다울 수 없었던 거지. 이렇게나 반짝반짝 빛나던 그들이었는데. 품 안의 과도를 버릴까 고민하던 그때, 쭈그려 앉아 있던 나의 어깨에 누군가 손을 얹었다. 맑고 반짝반짝한, 작은 별이 박힌 동공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추운데 괜찮으세요?"

아, 나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나의 젊은 아버지는 어머니 말씀대로 좋은 사람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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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눕지 마. 내가 갑자기 좀비로 변할 수도 있잖아. 내 방 가서 자."

"상관없어. 좀비가 되면, 엄마를 꼭 물어 줘."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진심이야. 꼭 물어야 해."



엄마가 이불째로 주연을 꽉 껴안았다. 주연을 코를 훌쩍이며 눈을 감았다. 잠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엄마에게 안겨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주연은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엄마가 이를 갈며 자고 있었다. 감은 두 눈과 입매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주연은 손을 들어 엄마의 얼굴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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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 아날로그 도구들을 다시 쓰기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의 작업은 다시 재밌어졌고,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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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라.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앉아 있는 것이 우리의 작업을 망치고 있다. 머리가 아니라 몸을 써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머리로만 만든 예술은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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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사랑, 내 아내여! 당신의 꿀같이 단 호흡을 다 빨아 마신 죽음의 신도 당신의 아름다움만은 아직도 정복하지 못했소.
두 입술과 볼에는 아름다움의 깃발이 아직도 발갛게 나부끼고 있으니, 죽음의 창백한 깃발이 거기에 못 미치고 있구료.
티벌트여, 자네도 피묻은 수의에 감겨 누워 있는가?
아, 자네의 청춘을 두 동강이 낸 바로 이 손목으로, 자네의 원수인 이 몸을 찢어 죽이겠네.
내가 자네에게 이보다 더한 호의는 베풀 수 없잖겠는가? 용서하게 티벌트!
아, 사랑하는 즐리에트, 당신은 왜 아직도 이렇게 예쁘오?
혹시나 저 망령 같은 죽음의 귀신조차 당신한테 반하여 그 말라깽이 괴물 주제에 당신을 이 암흑 속에
가두어 두고 정부로 삼자는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니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하고 있고, 이곳 컴컴한 밤의 궁전을 다시는 떠나지 않겠소.
난 당신의 시종들인 구더기들과 이곳에 있을 테요.
난 이곳을 영원한 안식처로 자리잡고, 세상에 지친 이 몸에서 기구한 운명의 멍에를 떨쳐 버리겠소.
눈아, 마지막으로 봐라! 팔아, 마지막 포옹이다!
오, 그리고 생명의 문인 입술아, 정당한 키스로 도장을 찍어서, 만물을 독점하는 죽음과 영구한 계약을 맺어라!
자, 쓰디쓴 지도자, 냄새 흉한 안내자여, 지각없는 뱃사공아, 바다에 지친 너의 배를 당장 암석에 부딪혀 다오!
이건 애인을 위한 건배다! (독약을 마신다.) 아, 정직한 약방 영감!
약효는 빠르구먼. 이렇게 키스하고 나는 죽는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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