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곳 사천성에서 물을 파는 사람입니다.

물장수로 살기도 쉽지 않아요. 물이 귀할 땐 멀리 물을 찾으러 다녀야 하고 물이 흔할 땐 물을 사먹는 사람이 없어 수입이 없죠. 하기야 이곳은 가난이라는 것이 유별날 것도 없죠. 그래서 모두들 신들만이 이런 상태에서 우리를 구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소장수한테 들었는데요, 소장수는 여행을 많이 하잖아요. 아주 높이신 신들이 지금 이리로 오시는 중이랍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긴데 하늘에서는 땅에서 올라오는 불평들로 꽤 골치를 썩는데요. 그래서 저는 사흘 동안 매일 이곳 성문 앞에 나와 있는 거지요. 맨 먼저 인사를 드리려고요. (사이) 저기 저 남자들이 아닐까요? 아니야, 저건 노동자들 같은데. 그리고 저기 저 사람은 손가락에 잉크가 묻었으니까, 신이 아니고 시멘트 공장의 사무원들 같군요. 저기 저 들도 아닌데. (괜히 관객에게) 꼭 사람을 팰 듯이 오는데. 신들이 사람을 패겠어요? ( 세 신이 나타난다 ) 저 사람들은 뭐지? 옛날 옷에, 발들에 먼지하고, 신들이 틀림없어. ( 땅에 엎드려 절을 하며 ) 뜻대로 하시옵소서, 빛나는 신들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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