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쇄신 -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다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음,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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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쇄신> 네이션 가델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북스힐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전세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지지를 받아왔던 정치체계인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포퓰리즘으로 너덜거리는 민주주의를 고쳐쓸 것인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민주주의를 어떻게 보완하고 쇄신해서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한 책이다.

모든 것인 인터넷과 연결되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표현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그런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는 이제 더이상 튤립처럼 분해될 존재로 인식되지 않고 일론머스크와 같은 자본가들에 의해 자본주의의 강력한 주춧돌로 추앙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은 포퓰리즘에 유독 취약한 구조인 정치시스템이지만 인간의 이상과 집단 지성을 믿었던 인본주의적 낭만주의자들에겐 멋진 모델이었다고 여겨진다. 현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상징처럼 거론되는 미국의 초기 시스템은 소수에 의해 관리되는 공화정을 추구했었고 그 잔재가 현재의 상하원제라는 사실은 놀랍다기 보다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미국이 민주주의라는 옷을 껴입으며 상원도 직접선출로 바뀌게 되면서 처음 의도와 다르게 현재의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읽었던 미국정치제도 책을 보면서 굳이 왜 상하원을 두었는지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초기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이다. 이 책에서는 초기 건국이념을 다시 복원하여 포퓰리즘이나 집단지성을 기대하는 낙관적 시스템을 견제할 수 있는 무당파적 기관을 만들어 사실상 상원이 선출직이 아닌 검증된 지성의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포퓰리즘에 덜 휘둘리기 위해서라도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미국민들이 주식회사에서 일하며 어떤 형태로든 주식을 소유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국가를 거대한 주식회사로 생각해 이익분을 배당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빌게이츠가 주장했던 로봇세와 같은 새로운 산업구조에서 발생하는 이득분을 환수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보완된 체계라고 하더라고 독립적인 국가로만 존재하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세계화와 국가간의 관계와 무역에 대해 긍정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가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세계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세계에 동시에 적용가능한 보편성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이제는 대국이 되어 갈등과 경쟁의 대상인 중국이 가지는 유교적 사회주의를 기반으로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지는 미국민들의 불안과 몰이해에 대하 많은 장을 할애해 다양성의 하나로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대중에 대한 지성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구축된지 백년여가 되어가지만 포퓰리즘으로 얼룩져가는 현실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라는 명제와 브랙시트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이 책의 통찰을 이끌어내는 힘이되었다고 보여진다.

우리의 정치상황도 요즘 포퓰리즘의 한계를 많이 노출시키며 현 정치체계에 대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느껴지는 시점이라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우리가 바꾸는 현재가 우리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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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과학 - 더하고 빼고 뒤집으면 답이 보인다
김준래 지음 / 오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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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과학> 김준래, 오웰북스

이 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고 있는 사이언스타임즈에 저자가 기고했던 기사를 정리해 책으로 엮을 것으로 기존의 발상을 뒤집어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얻어낸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것을 통해 새로움을 이끌어내는 것은 우연이거나 일상에서 깨닫거나 때론 실수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지만 때론 기술적인 필요에 의해 스스로 틀을 깨는 경우도 있다.

랜드로버가 제공한 먹을 수 있는 생존가이드북은 발상의 신섬함도 놀라웠지만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얻어진 역발상 기술로 소개된 것들 중에서 버섯으로 인공가죽을 만들 수 있다거나 달걀이나 우유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의미있어 보였다. 따뜻한 물이 찬 물보다 빨리 언다는 사실도 신기했고 가축분뇨로 발전하는 것이나 휴대가 가능한 미니 세탁기나 전기를 만드는 축구공과 같은 생활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전자레인지가 우연히 발견된 기술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기술에 대해 확인된 것이 전자레인지가 상용화되고도 한참이 지난 시점이라는 사실은 좀 놀라웠다. 잉크없는 프린트나 수평수직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 같은 기술들이 필요에 의해 기술을 발견한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데 아직 정식 상품화가 안되었다고 하지만 기대가 되는 기술들이다.

제목만 보고 과학사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반적으로 최신 연구나 최근 상용화된 기술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고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나 국내에서 연구된 내용들을 역발상이라는 관점에서 찾아내어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권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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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행동경제학 - 행동 설계의 비밀
마이클 샌더스.수잔나 흄 지음, 안세라 옮김 / 비즈니스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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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행동경제학> 마이클 샌더스, 수산나 흄, 비지니스랩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심리를 반영한 경제적 활동을 연구하는 분야로 타인과 우리가 속한 집단내에서의 상호작용에 대해 분석하고 인간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넛지로 표현하여 조종하거나 가치있는 정보로 이끄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로 무리에서 생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타인이나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상호작용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런 점때문에 많은 제약이나 고정관념들이 생산되게 된다.

책 속의 예를 보면 미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들이나 영국의 저소득층 자녀들의 경우 또래집단에서의 인기와 성적이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백인이나 상위 소득의 다른 집단으로 전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여성과 수학성적간의 관계도 실제로 수리력이 성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음에도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음으로 인해 수학에 대해 자신감을 잃거나 도전의 기회나 의지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에 따른 사회적 제약이라고 본다.

결국 논리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인간은 자신이 소속된 또는 소속할 집단에 대한 동질성을 발견하고 자신을 동일시 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그런 인간의 심리에 착안해 경제적으로 더 가치있는 또는 내가 원하는 가치로 사람들의 행위를 이끌어내는 방식들에 대해 연구하고 발전시켜왔다. 기부나 세금과 같은 공적의 영역ㅇ서도 많이 빛을 발학 있는데 단순히 세금납부기일만을 고지서에 찍어보내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다른 이들이 얼마나 잘 내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을 통해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감정을 자극하거나 SNS에서 얼굴을 아는 친구들의 기부사실을 알려 기부를 장려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유도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개별 사람들이 가지는 인적네트워크를 사회적자본으로 규정하고 사회적 자본을 증대하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적네트워크가 활용될 수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예를 들어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에게 누군가의 롤모델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대학진학이나 향후 소득 간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들이 바로 인적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이라고 말하며 좋은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좀 더 평등한 사회가 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있다.

전박저으로 앞전에 읽었던 행동경제학 책보다 조금 어렵긴 했지만 여러가지 시선으로 하나의 사건을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는 점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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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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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애덤 쿠차르스키, 세종

코로나로 전국민이 전염병 전문가가 되어가는 요즘 티비뉴스에서 가끔 접했던 전염에 대한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말라리아 연구로 부터 시작된 전염병의 전파원리에 대한 수학적 모델이 어떻게 발전되어 오면서 새롭게 영역을 개척해 갔는지 보여주는 내용이다. 전염은 기본적으로 기간, 기회, 전파확률, 감염될 수 있는 사람(대상)으로 구성되며 줄여서 DOTS라고 한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해 산정하는 것이 우리가 요즘 매일같이 뉴스에서 듣고 있는 감염지수 R로 정량적인 또는 비례적인 감염지수는 아니지만 전파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이용하고 있다.

전염은 일종의 수용성이 강한 전파로 무한대가 아닌 한정된 대상을 향한 유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염은 도입기와 확산기를 거쳐 우리가 집단면역이라고 알고 있는 쇠퇴기가 형성된다. 이는 한정된 감염대상군에 대해 감염이 일어나도 면역을 가진 회복군이 더 크게 형성되거나 감염대상군이 줄어들게 되면 감염의 경로가 단절되면서 자연스럽게 쇠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모형은 현재 수학적으로 잘 설계되어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전염이나 전파의 속성을 보이는 것들이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비지니스 영역에서 네트워트 판매로 불리는 다단계 판매와 같은 것들 만이 아니라 일반 상품들도 상품의 내구성을 따졌을때 10년동안 사용할 수있는 내구연한을 가진 제품을 판매한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충족되어 제품의 모델을 바꿔야할 시기를 결정하는 것에도 이용할 수 있고 주식거래이나 비트코인 거래와 같은 가치교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비지니스 외에도 전염에 대한 모델을 적용해서 사회현상을 분석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고 있다. 리만브라더스로 촉발되었던 금용위기도 금융전염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SNS에서 가짜뉴스가 전파되는 과정도 설명하고 있다. 섹스라는 행위를 통해 전파되는 성병에 대한 전파경로를 분석하기 위해 그래프요소를 적용하는 것들이 은행간의 연결을 보여주는 그래프로 응용되고 SNS에서 연결되는 관계들을 설명할 수도 있다는 사실들도 흥미롭다.

인터넷 시대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컴퓨터바이러스나 출처불명의 뉴스들에 대한 전염이나 전파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그런 대규모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빅데이터들이 특정한 의도로 얼룩지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모순된 상황까지 단계적으로 잘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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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심리학으로 말하다 3
게리 W. 우드 지음, 한혜림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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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 심리학으로 말하다> 게리 W. 우드, 돌배나무

이 책은 사회적 이슈를 현재까지 심리학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해석하고자하는 시리즈 심리학으로 말하다의 3번째 젠더편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성(sex)보다 젠더(gender)라는 표현에 더 익숙해 지고 있다. 뉴스나 기사에서 젠더감수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자주 언급되는데 젠더란 무엇인지 사실 익숙하지 않다. 이 책은 젠더라는 주제를 바라보는 심리학적인 관점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일단 성는 명사 젠더는 동사로 받아드리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성은 과거의 이분법적인 성에 대한 정체성으로 구분하는 방식에서 젠더는 좀더 다양한 시각에서 성을 바라보고 성별을 구분하려는 사회학적인 시도인 셈이다.

그럼 일단 남성과 여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인간을 남성(수컷)와 여성(암컷)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남성과 여성은 생식기와 생리적 현상으로 인간을 구분하려는 시도로 근본적으로 XX와 XY라는 유전적인 특질에 해당하지만 이 또한 정확한 구분은 아니라고 본다.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XXY나 X(0)인 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고 XX나 XY라고 해서 우리가 성호르몬으로 인식하고 있는 호르몬의 작용이 유전자의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그것이 결함이든 우연에 의한 산물이든 생각보다 빈번하고 다양한 형태의 변형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은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이분적인 구분에서 벗어난 변이를 나타내게 된다.

요즘 넷플릭스영화를 보다보면 LGBTQ라는 용어를 접할 수 있다. 성적 소수자를 뜻하는 용어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섹슈얼, 퀴어(성소수자)의 약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인터섹스와 그 외를 뜻하는 LGBTQI+로 언급한다. 인터섹스는 생물학적으로 양쪽성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경우를 말하며 문화권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존재로 인도에선 신성시되는 성이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인류가 존재한 이후부터 이런 성과 성적 지향은 항상 존재해왔으며 그것은 유전(또는 다른 영향)이라는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확률 중 하나일 뿐이지만 사회적으로 감추어진 성이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생물학적인 성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사회적 통념과 달랐던 사실 중 하나는 음경은 여성의 음핵의 확장으로 본다는 사실이고 유전적으로 XY염색체는 불안전한 염색체구조이기때문에 질병이나 여러가지 장애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런 연장선 상에서 음경의 크기가 커지면 정소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과도한 호르몬 영향으로 인한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조금은 논란적이면서도 관심이 갔던 내용은 항문이 굉장히 성적인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받아드리는 바가 좀 다르긴 하지만 항문 자체가 성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공통적인 인식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생물학적인 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 성은 근대까지 강화되어져 왔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영향이 있었겠지만 종교나 가부장적인 권력과 관련이 많다고 보여진다. 이런 성역할을 고착화를 다루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젠더라는 개념으로 "생물학적 성(음경/질) -> 지정 젠더(남성/여성) -> 젠더 역할(남성적/여성적) -> 전더 정체성(내재화) -> 젠더 표현(외재화)"는 과정으로 젠더적인 구분이 이루어진다고 봤다.

이런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구분을 다시 세밀하게 따져보면 현재의 과학(주로 심리학)에서 바라보는 입장은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뚜렷하게 구분할 만큼의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은 근력과 공격성 정도이고 근력도 특정 근력에 대해 큰 차이를 보이지만 던지기나 공격적인 근육을 제외하면 여성의 근력은 다른부분에서 발달했다는 점을 알수있다. 오히려 수학(수리력)이나 섹스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은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학에 대한 자신감 측면에선 남성이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타적인 부분(도움주기)에 있어서 우리가 가지는 사회적 인식과 다르게 남성이 더 도움을 줄 확률이 크다는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반면 여성이 우월한 것으로 인식되어져왔던 언어구사 능력도 연구결과에선 작은 차이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점이 실제로 생물학적인 차이 이상의 차이 이상의 사회적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말하고 있으며 실제로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정의를 기준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측정했을 때 남성성과 여성성이 중첩되는 영역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분포하고 있는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 사회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능력을 구분하는 것은 사회적인 관습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으며 이런 점을 강조하는 '화성에서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류의 대중심리학에 대해 많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실제 연구에서는 화성과 금성에서 올 만큼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남성과 여성의 보편적 구분이 익숙하고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질까? 사회화되고 관습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젠더 정체성에 대해 좀더 세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종교나 가부장제와 같은 관습들이 영향을 미치는데 가부장제는 단지 남성에게만 수혜(또는 불편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 분담금의 혜택을 누리는 여성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런 점들이 바로 여적여라는 사회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치 노조라는 조직은 노동자라는 상대적 약자를 위한 조직이지만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중소기업이나 상대적으로 빈곤한 노조(비정규같은)들에 대해 자신들과 다른 관점과 이해관계를 표명하는 것과 같은 현상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은 인간의 뇌구조와도 관련되어있다.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패턴으로 인식하며 성장할 수록 그것을 확고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책에서는 그런 현상을 스키마 이론이라고 부른다. 즉, 대상을 인식함에 있어서 불확실한 영역이 존재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불확실성을 제거해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것은 인간의 개인적인 성장을 떠나 사회적 진화의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뇌구조적 한계로 인해 우린 젠더적 편향을 공고히 하는 대중심리학에 더 열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젠더는 권력적인 요소를 가진 함수관계이다. 젠더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것은 누가 더 권력을 가지고 누군가를 착취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책에선 그런 점에 대해 고민할 때 필요한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을 제시한다.

영국 정치인 토니 벤이 제기한 권력과 민주주의에 관한 다섯 가지 질문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 당신은 어떤 힘을 가지고 갖고 있나?
-그 힘을 어디에서 얻게 되었나?
- 당신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하나?
- 당신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 우리가 당신을 제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질문들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신체에 대해 영향을 주는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라면 누구에게도 적용 가능한 질문이다.

지식과 힘의 관계

1. 누구의 지식인가? 누가 만들었나?
2. 왜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나?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3. 누가 혜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가?
4. 이 지식으로 무슨 일이 생기는가? 다른 지식이 수용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우리는 이러한 권력구조의 희생양이 되어 우리가 가진 양성성을 거세당하며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인 것이다.

심리학으로 말하다 시리즈를 <음모론>, <신뢰>에 이어 이번 <젠더>까지 세 권을 읽었는데 매번 관련 주제에 대해 현재 심리학계에서 논의되고 있고 연구된 성과를 잘 정리해주고 있어 현상을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와주고 있어 좋다고 느낀다. 이 시리즈의 남은 출간대기 주제 중에서 내가 관심 가진 주제의 책에 대해선 출간되는 대로 찾아서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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