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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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휴머니스트

자칭 타칭 일본통이었던 기자출신의 저자가 바라보는 일본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말 일본에 대해 공부를 많이했고 애정을 가지고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일방적인 비판이라기보다는 일본 사회에 대한 조언이자 많은 사회구조의 기반에서 일본과 닮아 있는 우리 스스로에게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그 애정과 우려에는 우리와 닮은 꼴인 사회여서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나라로서 가지는 걱정과 위험도 포함되어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오랜동안 일본과 일본의 문화,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저작과 길지 않지만 여러번 일본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부분들이 책속에 녹아 있다. 같이 책을 읽는 독서모임이나 영화모임에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유독 관심을 배제하는 경우를 본다. 일본영화라서 일본이라서 그저 이상한 나라나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 내지는 감정적 심정적 거부감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저자는 일본에 가장 고질적인 문제를 크게 5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경직된 사법제도, 집단주의적인 사회, 정치적 한계성, 일본을 성장시켰던 일본주식회사라는 일본경제의 신화, 문화적 경직성을 이야기한다.

무엇하나 내가 느꼈던 그리고 일본을 오래 바라보며 문제점이라고 인식했던 부분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반가웠다. 일본은 아직 메이지시대에서 크게 발전한 나라가 아니었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은 분명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제도적인 민주화를 이룬나라였지만 세계대전을 거치고 전후복구를 거치면서 일본은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정체된 나라가 되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졌고 많은 나라와 교류하고 있지만 일본은 언제나 메이지 시대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일본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일본의 개인주의가 너무 좋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라서 좋다고 하는 경우를 본다. 일본의 집단주의적인 속성은 무시하고 개인대 개인에서 오는 느낌만 강조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그런 일본의 모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가족형 집단주의이고 일본은 조직형 집단주의라고 정의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일본이 개인주의처럼 보이는 것은 서구적인 관점의 리버럴한 개인주의가 아니라 '고립 허용주의'라는 용어를 소개한다.일본은 개인의 일탈을 허용하더라도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때문에 정말 딱 맞는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소개된 여러가지 내용 중에 특히 기억되었던 내용은 2007년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마루야마 마사오를 때리고 싶다. 31세 프리터, 희망은 전쟁>이라는 칼럼에 대한 소개였다. 월 10만엔을 벌며 살아가는 프리터인 젊은이가 쓴 칼럼으로 일본 사회는 빈부가 공고해진 격차사회로 많은 젊은이가 희망없이 살고 있다며, 자신은 차라리 '전쟁이라는 공통의 재앙'을 갈망한다고 주장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고 한다. 사실 이 칼럼의 내용을 몰랐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가 일본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점이 바로 전쟁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나에겐 정말 내가 가진 우려가 맞았다는 기분이 들게하는 사례였다. 임진왜란이나 식민지 침략의 배경을 보면 일본이 가지는 특성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일본은 그 시기의 모습과 닮은 점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있다.

통상갈등으로 촉발된 반일운동이지만 그 과정과 정치적 사회적 매락에서 보면 그 배경을 떠나서 많은 우려를 가지게되고 반일보다는 지일을 외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

사실 선진국이라는 용어는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제국주의 시대의 산물로 부유한 나라는 있어도 사실 선진국이라는 개념은 존재하기 어렵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보다 잘살고 시스템이 잘되어있다고 믿었던 나라들이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어떤 나라가 되어야하는지 다시 고민해보게 된다.

옆집이 무너지거나 불이나면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집도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일본은 그저 무시하기엔 너무 가까운 이웃나라다.

현재 일본이 가지는 한계와 문제를 들여다 보고싶다면 이 책 한권정도는 읽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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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이데이터다 - 금융, IT, 유통, 의료, 생활까지 ‘내 정보’가 한눈에 열리는 시대
고은이.류성한.유재경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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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이데이터다> 고은이, 류성한, 유재경, 슬로디미디어

2020년 1월 9일 일명 데이터 3법이라고 불리는 법안들이 통과되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현 법률을 지칭하는데 개정 목적은 데이터 기반의 신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이용의 법적인 근거를 명확화해서 빅데이터 활용의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금융 분야 데이터 산업으로 신용정보 관련 산업에 관한 규제체계 선진화 및 새로운 개인정보 가기 결정권 도입을 위한 법률 정비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마이데이터 산업'의 도입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마이데이터를 위한 법률적 기반 정비라고 알려졌던 데이터 3법에 대한 정비로 국내에서도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다고 보고있다.

그럼 마이데이터는 무엇일까?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정의하는 마이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마이데이터란, 정보 주체가 개인데이터에 대한 열람, 제공 범위, 접근 승인 등을 직접 결정함으로써 개인의 정보 활용 권한을 보장, 데이터 주권을 확립하는 패러다임입니다."

즉, 단일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사용자 혹은 고객의 데이터를 데이터 주체의 결정에 따라 다른 기업에서 열람하거나, 접근하거나,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가장 쉬운 예가 내가 자주 가는 스타벅스의 라이프 스타일을 카드사에 제공하고 제공받은 카드사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준으로 스타벅스에 나에게 맞는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 연계 서비스이며 그 정보 제공의 주체를 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서비스에 대한 책임에서 기업의 부담을 덜고 개인이 선택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마이데이터가 우리나라에서 기술적으로 어떤 환경으로 제공되며 실제로 어떤 기업들이 어떤 서비를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마이데이터가 가져다 줄 미래의 모습은 어떤 것들인지 설명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묶여있던 데이터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고 개인과 기업에게 더 큰 가능성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개인의 선택을 되돌리기엔 쉽지않은 큰 결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든 세상은 변하고 있고 마이데이터는 그 변화의 중심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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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소 -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
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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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소> 다이애나 로저스, 롭 울프 저, 더난출판사

채식의 불편한 진실과 육식의 재발견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기존에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있던 상식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채식이 건강한 식단이고 육식은 지구의 자연환경을 위협하며 건강에도 좋지 않다라고 알려진(주장하는) 사실들에 대해 그것은 잘못알려진 사실이고 신화에 가까운 믿음이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책의 서두에 독자를 위한 간단한 지침을 따로 두어 방대한 책의 내용이 벅찬 독자들을 위해 논쟁이 되고 의문점이 되어있던 주제들에 대해 자신들이 밝혀낸 사실들이 무엇인지 간결하게 정리해서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실 글 자체만 보면 많은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보니 중간중간 내용의 진위를 떠나 글을 읽어 나가는 자체가 쉽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책 말미의 참고문헌을 포함해서 중간중간 많은 인포그래픽을 사용해 저자들이 이미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려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주말 조그마한 텃밭만 가꿔봐도 이랑을 만들어 한줄로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사용하는 화학비료나 농약이 가져다주는 환경적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대량 농업은 그 자체로 또다른 환경적 영향을 가지는 거대한 산업이라는 것은 대량 축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육식이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그리고 지금의 인류가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대체하기 힘든 중요한 영양원이고 오히려 단백질 섭취과정을 고려한다면 소와 같은 되새김 동물이 주는 목초를 단백질로 변환하는 과정은 대량 작물 재배보다 환경적으로도 유리하며 적색육에 의한 영향섭취가 탄소배출을 급격히 늘리거나 땅을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은 아니며 윤리적으로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최근 읽었던 <가축이야기>라는 책에서 면화농업으로 아랄해가 사라진 상황을 소개하는 내용을 봤을때 이책의 내용이 중첩되어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육식이 채식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며 영양적인 면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에 모순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채식자체에 비판적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알레르기나 여러가지 이유로 채식을 할 수 밖에 없거나 채식이라는 선택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주장은 하지 않지만 육식이 받아온 공격에 대해 나름 적극적인 방어를 넘어서 강한 긍정의 어조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채식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지만 더이상 육식에 대한 공격은 두고보지 않겠다는 자세라고 할까?

저자들은 건강을 위한 식단과 친환경적인 농업이나 축산에 대한 제안도 잊지 않고 있지만 축산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미국상황을 기준으로 설명하다보니 사실 우리나라의 환경과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목초지에 방목하다 사료를 먹이는 기간이나 축산농업에 대한 국내의 상황은 저자들이 설명한 미국이나 호주 같이 목초지를 기반으로 한 대량 축산 환경과는 많이 달라서 여기의 주장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반대로 건강한 축산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지표로 활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거의 타당성을 떠나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공감할 부분이 많았고 나 자신이 채식에 대한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근거들에 대해 어느정도 보충해주는 책이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육식을 포기할 수 없지만 주변에 채식주의자들에게 둘러쌓여있다면 일단 이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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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법률 이야기 - 십대들이 놓치면 안 되는 50가지 법률
한국법교육센터.이미현.최보선 지음, 이어진 그림 / 성림원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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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법률 이야기> 한국법교육센터 이미현, 최보선 글, 이어진 그림, 성림원북스

십대들이 놓치면 안 되는 50가지 법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십대 청소년들이 꼭 알았으면 하고 바라는 법률 상식들을 뽑아 실제 법률이 어떻게 적용되는 지 현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크게 집에서 적용되는 법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법률문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상황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지켜야하는 법과 법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것으로 구분지어 이야기한다.

첫번째 소개가 방탄소년단과 결혼하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결혼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면 법률적으로 가능한 연령이 언제인지 왜 그렇게 정해졌고 외국의 사례가 어떻고 어떤 법조항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간결하지만 조목조목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결혼, 상속, 층간소음, 애완동물,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학교에서 적용되는 사례로는 급식이나 주변 먹거리, 학교폭력 같은 문제 뿐아니라 등하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실물 습득이나 도난이나 학원비 환불같은 문제도 언급하고 있고 학교선생님에 의한 인권침해나 내 사생활을 학교에서 보호받기위한 것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많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과 관련된 내용으로 온라인 사기나 보이스 피싱에 대응하는 법과 성착취물에 대해 그것이 어떤 것이고 무엇인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 흔히 저지르기 쉬운 저작권 침해나 게임을 통한 사행성 문제 같은 것들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무면허 운전의 심각성과 보호구역이 존재하는 이유와 그것을 어겼을때 오는 처벌들도 설명하고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같은 활동을 위해 알아야할 취업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에 대해서 꼼꼼히 설명하고 실제로 법류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진행되는 형사재판이나 민사재판이 어떤 것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 청소년이 받는 형사처벌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 변리사, 판사, 검사는 물론 법과 관련된 직종이라는 관점에서 경찰이나 법원 공무원, 입법 공무원이 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채용되거나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법과 관련해 청소년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책이라는 점도 좋았지만 사람을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겠지만 동물들을 이용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삽화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법률 뿐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면 법이라는 것이 존중되어야 하는 의미에 대해 알려주고 준법정신이라는 것을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법을 잘 지키는 것이 왜 필요한지 사소하지만 흔히 겪는 잘못들이 왜 법으로 처벌받는 일인지 설명하고 노력한 점에서 저자의 마음이 느껴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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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이야기 - EBS 다큐프라임
서준.김규섭 지음 / EBS 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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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이야기> 서준, 김규섭, EBS BOOKS

EBS 다큐프라임팀이 만든 새로운 책이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는 것이 더 흥미를 자극했다. 왜 가축이야기일까?

부제는 인간과 동물이 맺은 새로운 관계라고 되어있는 이 책은 부제가 말하듯이 인간이 자연에서 독립되어 살아가는 과정을 오지전문 다큐감독이 두 감독이 본 오지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서준과 김규섭 두 피디는 각자의 감성으로 자신들이 촬영하며 겪고 보았던 그리고 느꼈던 점들 각자의 시선에서 정리하고 있다. 아마도 등장인물이 중첩되는 것으로 보아 때론 같이 때론 따로 작업하거나 같은 안내원을 통해 서로 다른 작업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보니 평소 내가 즐겨보단 다큐프라임의 다큐들이었다는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과 오지를 다루는 다큐를 좋아하고 평소 티비는 다큐와 뉴스 외엔 가끔 아이돌이 나오지 않는 음악방송정도만 보는 나에겐 내가 즐겨보는 프로의 피디들이 쓴 책이니 유명배우나 감독이 쓴책과 같은 호기심이 들게 한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에는 가축으로 살아가거나 가축으로 길들이는 중이거나 가축도 야생도 아닌 상태인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냥 야생으로 살아가는 동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오지의 부족들의 이야기도 많이들어있고 가축으로 길들이지 못하지만 가축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책의 서두에서도 나오지만 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은 사실 잔인한 과정일 수도 있다. 책속에 등장한 여우개의 사례처럼 몇 세대의 교배만으로도 인간은 동물을 순종시킬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질적으로 절대 길들일 수 없는 동물도 존재하지만 어찌되었던 인간이 가장처음 길들여 가축으로 만든 것이 개라는 것은 정설인 것 같다. 개와 늑대는 같은 과이지만 절대 같은 동물은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다. 늑대와 개는 서로 교배가 가능한 동물이지만 사람에게 길들어진 개와 야생의 늑대는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노예와 식민지를 만들어가는 인간이 가진 정복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낙타든 뭐든 성질이 나쁘고 순종하지 않는 가축은 바로 식량으로 도축해버린다. 그럼으로써 점점 순종적인 가축만 남게되는 과정으로 가축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가축들이 과거 노예화되었던 인간들처럼 각성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찌될까 싶은 생각이 들며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장면들이 떠오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읽게 된 책이 하필이면 육식에 대한 부당한 오해를 바로잡고자하는 <신성한 소>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가축화의 과정이나 오지에서 방목되는 많은 가축들의 이야기와 중첩되어 읽히는 부분이 많아 서로 보완적으로 이해하기 좋았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말라버린 바다, 아랄해에 대한 이야기에서 면화농업으로 바다처럼 느껴졌던 커다란 호수도 말라버렸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농업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할 두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껴졌다.

두 피디가 만들었던 많은 다큐를 보아왔던 나에게 마지막 파미르 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며 적은 권유의 말이 파미르에 대한 호기심을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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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파미르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해보세요.
유목민의 집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
테레스켄으로 난롯불 피우기.
비빔국수 만들어 먹기(삶은 달걀 고명은 필수).
바람이 우는 소리(가능하면 늑대 울음소리도 함께)를 들으며 별똥별 보기.
보드카 한 잔 마시고 침낭에 들어가 잠들기.
그리고 꼭 재즈를 들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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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고원에서 듣는 재즈의 감성을 배워보고 싶다.

덧 ) 이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읽었던 과학책에 나온 가축화 연대기를 정리한 그림을 같이 첨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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