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과학 - 과알못도 웃으며 이해하는 잡학다식 과학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이강영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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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과학> 지이, 태복, 더퀘스트

모르고 받았는데 웹툰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과학저술가와 과알못이 함께 그려내는 과학웹툰으로 과학자들의 말도안되는 실수나 그 자체의 비과학성을 떠나 일제의 인종차별적인 의도에서 시작되었음에도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회자되는 핼액형별 특성에 대한 이야기 개구리 공주를 마다하는 공대대학원생에 빗대어 말하는 모솔과학자들 이야기같은 과학자들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상식적인 수준에서 알수있도록 쉽고 재미나게 표현한 웹툰이다.

쉽게 과학을 설명하려고 만들어진 내용이지만 전반적으로 물리학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파동에 대한 이야기나 양자물리학에 대한 이야기같은 원리를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에 있어선 어려운 표현이 있다고 해도깊있는 내용을 피하지 않고 최대한 차근하게 설명해가려고 노력하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강아지는 왜 눈올때 더 행복해보일까'라는 챕터는 그 내용이 가지는 신선함도 좋았지만 개의 시선을 이용해 사람에게 설명하듯이 말하는 방식도 재미나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아인슈타인을 자주 등장시켜 이야기의 화자로 자주 활용하고 있는데 전자기학이 상대성이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기 위해 떠나는 시간여행도 그렇고 상대성이론은 물론이고 도입부에서 아인슈타인의 실수가 가장 크고 불행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은 꺼꾸로 아인슈타인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느껴졌었다.

블랙홀 사진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사같은 최신 화제까지 고르게 잘 다뤄지고 있어 청소년교양서나 과알못의 과학입문서로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진행방식이나 구성대한 아재스러움이 마음에 들어 책 마지막에 언급된 다음책 '어쩌다 클래식'도 기대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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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고석규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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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고석규, 느낌이있는책

시간이란 무엇일까? 동시간대를 살아간다는 말을 자주듣고 하기도 하지만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모를 것 같을 때가 많다.

역사란 그런 시간을 나열해 인간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분지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게하며 미래를 준비하게끔 한다. 역사란 과거와의 대화라고 E.H. 카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과거로부터 경험을 축척해 살아오면서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 책은 시간의 의미가 무엇인지 인류 역사에서 시간의 정의와 표기가 어떻게 변해왔고 시간을 표현하는 기술과 측정하는 방식의 변천사에 대해 정리한 책으로 전반부는 인류적인 관점에서 시간을 서술한다면 후반부는 우리나라에서 다루어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방식은 달력과 시계이다. 지구의 자전을 1년으로 삼아 해가 뜨고 지는 하루를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고 하루를 24시간으로 하는 시계를 만들어 냈다. 이 두가지는 역사속에서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했는데 달력을 만들어내는 역법의 기준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정치적인 선택에 의해 변화해왔다. 초기 인류에게는 태양보다는 달을 기준으로 시간의 변화를 계산하는 것이 더 수월했기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월력)이 역법의 시작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양력과 음력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일년은 365.2422일이라고 한다. 소수점까지 표현되는 이 미묘한 차이로 인해 윤달과 윤년이 만들어졌고 4년단위의 윤년은 100년단위 400년단위로 다시 변주를 이르켜 시간의 편차를 극복하도록 설계되어있다.

하지만 자전축이 흔들린다는 사실까지 알려진 지구의 모습을 보았을때 공전주기도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 말은 반대로 지구의 생성기때 시간과 지금의 시간또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할 것 같다.

1주일을 7일로 정의한 것은 기독교적 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은 잘알려진 사실이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양의 양력을 기준으로 세계의 달력이 결정되고 있는 현실은 기독교 중심의 제국주의의 씁쓸한 잔재라는 것을 알지만 습관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은가보다. 책에서는 프랑스나 러시아의 민중혁명당시 시간이 가지는 종교적 권위를 부정하기 위해 1주는 10일로 하는 달력을 제정했었으나 모두 실패했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의 시간은 원자의 진동 주기를 기준으로하는 정교한 측정방식을 가진 과학적 시간이지만 사람에게 시간은 모두 다르게 느껴진다. 누구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순간이 더 길게 체감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행복하고 기쁜 순간보다 고통의 순간이 실제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상대적인 시간으로 길게 기억속에 각인되는 것은 인간이 가지는 한계이지 고통을 피하도록 진화한 뇌의 자연스러운 매커니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우리의 뇌반응때문에 실제로 좋은 기억보다는 불행한 기억을 더 많이 더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사실이다. 기쁜과 행복도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가지는 시간에 대한 모순때문이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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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평등 터키어 첫걸음 - 평등한 언어 세상을 위한 시작 언어평등 첫걸음 시리즈
장주영 지음 / 언어평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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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 첫걸음> 장주영, 언어평등

문득 터키어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앞두고 떠난 터키배낭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였다. 이십대에도 가보지 못한 배낭여행을 뒤늦게 아내와 단둘이 떠난 여행이었다. 비록 보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생애 첫 배낭여행이었고 일주일이상 해외에서 머무는 첫 여행이었다.

도시에 내릴때마다 숙소도 매번 찾아다니며 지냈던 시간이었지만 여기저기 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기에 그만큼 강렬하고 재미난 기억으로 남게되었다.

그 기억 중에서 앙카라에서 히타이트 유적이 있는 보아즈칼레로 가는 버스안에서 만난 한 터키인과 나누었던 대화가 있다. 앙카라에서 앰블런스 운전수로 일하는 그는 아내와 두딸이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고 터키동부행 버스였기에 외국인 부부조차 한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완고함 덕분에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던 터키인이었다.

내가 읽고 있던 터키어 여행회화 책을 유심히 보던 그에게 이런저런 단어를 물어보게 되었고 회화책이니 앞뒤로 책장을 넘겨가며 드문드문 진행할 수 밖에 없는 대화였지만 몇가지 서로에 대한 사실들을 이해하며 대화할 수 있었고 보아즈칼레로 들어가는 돌무쉬를 타기 위한 중간 정류장에 내릴때까지 함께 대화하며 동행하는 즐거움을 주었던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옆자리에서 대화를 나누었다는 인연으로 우리 부부를 따라 내려 택시운전수의 사기를 막아주고 돌무쉬를 탈 수 있게 도와주고 떠나기까지 했던 고마움도 함께 남겨주었다.

그분의 주소를 받아왔었는데 터키어밖에 못하는 그분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이스탄불 문화원까지 가야 했기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너무 늦어지고 말았다.

터키를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들이 즐거웠고 우리에게 없는 발음으로 흉내내기조차 쉽지 않았던 그 말을 따라해보고 싶었는데 이책이 첫걸음이 되어줄 것 같다.

언어평등 출판사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MP3를 들으며 책을 바라보고 있으니 몇몇 귀에 익었던 단어들이 다시 들려온다. 첫걸음이라고 적혀있지만 역시나 터키어는 쉽지 않아보인다.

아직도 능숙하지 못한 영어와 일본어지만 어학교재는 눈에 익어서 그런지 이 책의 의도와 두껍지 않아도 알찬내용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코로나가 풀리면 아이와 같이 다시 꼭 여행가보고 싶은 곳이 터키다 여유와 능력이 된다면 한해살이도 해보고 싶은 그런 나라였기에 이 어학책이 그 꿈의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버스안에서 만났던 그분을 찾아가 그때 못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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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쇄신 -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다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음,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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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쇄신> 네이션 가델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북스힐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전세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지지를 받아왔던 정치체계인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포퓰리즘으로 너덜거리는 민주주의를 고쳐쓸 것인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민주주의를 어떻게 보완하고 쇄신해서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한 책이다.

모든 것인 인터넷과 연결되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표현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그런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는 이제 더이상 튤립처럼 분해될 존재로 인식되지 않고 일론머스크와 같은 자본가들에 의해 자본주의의 강력한 주춧돌로 추앙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은 포퓰리즘에 유독 취약한 구조인 정치시스템이지만 인간의 이상과 집단 지성을 믿었던 인본주의적 낭만주의자들에겐 멋진 모델이었다고 여겨진다. 현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상징처럼 거론되는 미국의 초기 시스템은 소수에 의해 관리되는 공화정을 추구했었고 그 잔재가 현재의 상하원제라는 사실은 놀랍다기 보다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미국이 민주주의라는 옷을 껴입으며 상원도 직접선출로 바뀌게 되면서 처음 의도와 다르게 현재의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읽었던 미국정치제도 책을 보면서 굳이 왜 상하원을 두었는지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초기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이다. 이 책에서는 초기 건국이념을 다시 복원하여 포퓰리즘이나 집단지성을 기대하는 낙관적 시스템을 견제할 수 있는 무당파적 기관을 만들어 사실상 상원이 선출직이 아닌 검증된 지성의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포퓰리즘에 덜 휘둘리기 위해서라도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미국민들이 주식회사에서 일하며 어떤 형태로든 주식을 소유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국가를 거대한 주식회사로 생각해 이익분을 배당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빌게이츠가 주장했던 로봇세와 같은 새로운 산업구조에서 발생하는 이득분을 환수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보완된 체계라고 하더라고 독립적인 국가로만 존재하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세계화와 국가간의 관계와 무역에 대해 긍정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가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세계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세계에 동시에 적용가능한 보편성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이제는 대국이 되어 갈등과 경쟁의 대상인 중국이 가지는 유교적 사회주의를 기반으로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지는 미국민들의 불안과 몰이해에 대하 많은 장을 할애해 다양성의 하나로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대중에 대한 지성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구축된지 백년여가 되어가지만 포퓰리즘으로 얼룩져가는 현실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라는 명제와 브랙시트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이 책의 통찰을 이끌어내는 힘이되었다고 보여진다.

우리의 정치상황도 요즘 포퓰리즘의 한계를 많이 노출시키며 현 정치체계에 대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느껴지는 시점이라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우리가 바꾸는 현재가 우리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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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과학 - 더하고 빼고 뒤집으면 답이 보인다
김준래 지음 / 오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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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과학> 김준래, 오웰북스

이 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고 있는 사이언스타임즈에 저자가 기고했던 기사를 정리해 책으로 엮을 것으로 기존의 발상을 뒤집어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얻어낸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것을 통해 새로움을 이끌어내는 것은 우연이거나 일상에서 깨닫거나 때론 실수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지만 때론 기술적인 필요에 의해 스스로 틀을 깨는 경우도 있다.

랜드로버가 제공한 먹을 수 있는 생존가이드북은 발상의 신섬함도 놀라웠지만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얻어진 역발상 기술로 소개된 것들 중에서 버섯으로 인공가죽을 만들 수 있다거나 달걀이나 우유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의미있어 보였다. 따뜻한 물이 찬 물보다 빨리 언다는 사실도 신기했고 가축분뇨로 발전하는 것이나 휴대가 가능한 미니 세탁기나 전기를 만드는 축구공과 같은 생활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전자레인지가 우연히 발견된 기술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기술에 대해 확인된 것이 전자레인지가 상용화되고도 한참이 지난 시점이라는 사실은 좀 놀라웠다. 잉크없는 프린트나 수평수직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 같은 기술들이 필요에 의해 기술을 발견한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데 아직 정식 상품화가 안되었다고 하지만 기대가 되는 기술들이다.

제목만 보고 과학사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반적으로 최신 연구나 최근 상용화된 기술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고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나 국내에서 연구된 내용들을 역발상이라는 관점에서 찾아내어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권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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