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들이 왜 그림값을 주고, 화가들의 제품을 사들이고 또, 판매하는 시장이 생겨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미 가지고 있던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혹은 그림을 제값주고 사고 싶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그림값의 비밀'을 읽게 되었다.
양정무 작가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반인들에겐 낯선 그림의 속 이야기와 그림 거래에 대한 짧은 예능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그 이후 유튜브의 수많은 컨텐츠중 그 작가의 컨텐츠를 유난히 골라서 듣게 된것은 항상, 명확하고 전문적이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또랑또랑한 목소리 때문이다. 같은 말을 들어도 싱글싱글 인상과 밝은 목소리가 난해한 그림의 세계를 좀 더 친숙하게 다루어 주었다.
그림이나 작가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그림에 관한 책이 아닌, 그림 시장에 초첨이 맞추어져 있다.
p.5 그림은 두번 태어납니다. 화가의 손에서 한번, 그리고 컬렉터의 품 안에서 또 한번 태어납니다.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화가의 몫이지만 그림의 성장은 컬렉터의 품속에서 이뤄집니다.(중략) 컬렉터는 작품의 두번째 창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림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그래, 이거였어. 왜 사람들의 그림을 사는지. 작가가 그린 그림을 내가 구매 하므로서, 이 그림에 또 다른 가치와 진리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유럽의 귀족들도, 현재의 많은 미술 컬렉터들도, 구매라는 행위로, 그림의 가치를 올리고 그 의미를 간직하게 되는것. 사실 이 서문만으로도 나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질문에 답을 찾았다.
1장에서의 미술 시장의 가격, 2장,3장은 미술 시장 참여자들의 모습들, 4~7장에서는 그림의 값이 결정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8,9장은 우리에게 친숙한 화가들의 그림의 세계, 10장은 간단한 Q&A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을 적자면 모두 옮겨놓아도 될만큼, 정보량이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다. 많은 양의 정보를 다루다 보면, 지루하기 마련이지만, 이것은 작가의 특유의 문체인지(이번책이 처음이라 다른 것들은 모르겠다) 유튜브나 티비에서 강연을 하듯이 유연하고 지루하지 않게 작성이 되어 있다. 그 덕분에 잠이 조금 오지 않던 새벽에 한숨에 책을 읽어 낼 수 있었다.
또한 풍부한 그림의 양(표지 너무 이쁘다.)과 그림시장에 관한 데이터가 충분히 있어, 전문가들에게도 그 연구서적으로 충분해 보일만큼. 전문가와 나와 같은 일반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 책이니,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