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한 장을 쓰는 힘 - 글쓰기 근력을 길러줄 최소한의 글쓰기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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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을 남긴지 어언 5년째이다. 독서를 꾸준히 하게 된 동기는 대학원에 입학해서 논문을 읽는데 스스로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셔 무작정 책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책을 닥치는대로 읽다가 시간이 지났을 때 어떤 책인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때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희미해져서 독서 기록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겉보기엔 꾸준한 기록으로 보이지만 그간 고민도 많았다. 가끔은 억지로 독서 기록을 할 때도 있었고, 좋아요 수에 연연하며 그것을 기준 삼아 나의 글을 평가하기도 했다. 한동안 독서기록을 쉬어가며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단계의 고민을 해결하였다. 요즘은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시점에 진단을 내려주듯 이 책이 시의적절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글쓰기’의 근력을 기르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양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는 주장 아래 1, 2부에서는 ‘독서’ 습관화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독서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소에 책 세 권을 고루 읽기, 고전을 꾸준히 읽으며 정신의 근육을 기르기 등을 제시한다. 독서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의 조언을 건넨다. 독서 후에 읽은 내용을 되새김질 하며 생각을 재우는 시간을 가지는 것, 정직한 글을 쓰기, 책의 말을 나만의 언어로 바꾸기 등을 해볼 것을 권한다. 글을 쓸 때면 나도 모르게 어려운 단어, 화려하고 긴 문장을 쓰려고 사투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글쓰기의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은 시중에 많겠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선생님의 독서 노트가 매 장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된다는 말이 있듯이, 선생님의 독서 기록은 좋은 모방의 예시가 되어주었다. 소설, 비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기록 예시를 보면서 여러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독서 기록의 서문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하며 글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또한 책의 중반부를 요약한 후 마무리에서는 이 책을 권하는 이유, 언제 읽으면 좋을 책일지, 책의 의의와 가치 등으로 마무리 짓는다. 선생님의 다양한 예시가 글쓰기의 길잡이가 되어 지금 이 글도 쉽게 구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신은 A4 한 장을 쓰는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바로 “그렇다.”라고 답하긴 어려울 것이다. 책에 나온대로 충분한 독서량과 긴 시간동안의 꾸준한 글쓰기 연습이 뒷받침 되어야 근력이 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두려움과 고민이 한층 해소되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평소에 독서 기록을 해오던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중간 점검 체크리스트가 되어준다. 문장을 지나치게 길게 쓰진 않았는지, 그저 책을 요약만 하진 않았는지 등의 질문을 곱씹어본다. 독서 습관이 배어있지 않거나 독서 기록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이 책에 제시된 방법대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느샌가 A4 한 장을 채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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