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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ㅣ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있을 수 있는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언제든 멸망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러나 인생은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오듯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테레제는 원치 않는 부모님의 이혼 무렵에 두려워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다가도 이성친구 얀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물론 테레제도 누구나 그렇듯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나 여느 또래들과 달리 대조적 감정 사이에서 분별있는 행동과 솔직한 자기표현으로 원하는 것을 이끌어낸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기 위해 실천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으로 후회하지 않는 테레제는 무척 용기있는 소녀이다.
테레제는 사춘기 소녀이다. 전보다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을 뒤돌아보게 될 계기가 많아지는 것이다. 예민한 사춘기에는 작은 이상기류라도 감지하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삶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언제든 멸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인생은 내 마음처럼 부유하는 정체성을 모두 바로잡아 줄 만큼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마음을 고쳐먹는것도 내 마음과 달리 다른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이 세상에 나를 바꿀 해결은 없다. 테레제는 그것을 깨달아 가고 있었다.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안 발견할 수 없었던 것들, 가슴속에 지녀야 할 가치를...
누구에게나 원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상상은 허용된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테레제에게 해외여행은 막연하지만은 않았다. 현실적인 실현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다. 테레제는 조금 모자란 언니 이레네와 남자친구 얀을 데리고 로마로 떠난다. 일상의 일정한 틀에 갇혀 생활하는 청소년 나름의 심리가 반영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냥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싶은 아이들은 간혹 어른들 눈에 돌발적으로 보일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레제는 좀 다르다. 돌발행동이라기 보다는 한 번도 못 가본 곳에 대한 동경과 더 가깝다. 아마 테레제는 꿈꿔왔던 곳을 너무 가고 싶었나 보다.
나는 테레제처럼 청소년의 해외여행은 그곳을 가봐야 할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PS. "하느님에게 증표를 달라고 부탁한다." 꼭 해야 하는 일의 목록 중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하느님의 존재유무를 과연 눈으로 볼 수 있을까? 답을 주신다면 나 역시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법하다.
나는 종교인은 아니다. 그러나 이 부분만큼은 시간의 여유를 두고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했다.
신은 늘 존재하여 우리에게 마음 쓰고 있기 때문에 종교인들은 신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어떤 답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실 번개화석도 신기하기는 하지만 순수한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세상에는 하느님의 존재를 증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하느님을 눈으로 볼 수 없더라도 다른 형태로 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종교를 잘 알지 못하지만, 신은 또 다른 존경이자 무형 인격체의 모습이 아닐는지, 테레제가 경험한 기적은 믿음을 통해 얻고 우연한 기회로 느낀 마음의 안식 이였다고, 감히 추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