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방 - 나를 기다리는 미술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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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모네를, 인상주의 화가, 마티스를, 데이비드 호크니를 사랑한다.

"1874년 역사적인 제1회 인상주의 전시회에 모네는 두 점의 풍경화를 출품했다. (…) 다른 하나가 초여름 양귀비 들판을 그린 <양귀비 들판>이다. 그림 속 배경은 파리에서 12킬로미터 떨어진 외곽 마을 아르장퇴유다. (…) 당시 사람들에게는 미완성 혹은 습작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모네는 이 그림에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모욕을 묵묵히 견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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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유명한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짤막하게 소개하며 욕망, 행복, 쓸쓸함, 발상, 관계, 성찰이라는 테마로 우리의 정서의 흐름에 따라 작품 속으로 들어가기를 권한다.

통시적 미술 사조를 시험을 위해 외우듯 배운 우리에게 낯선 독법이다(시법…?). 생각해보면, 시를 읽는 방식도 의무교육으로 배웠고 그림을 그리는 법도 배웠는데, 전시회에 가거나 고전 작품들을 대할 때는 어떤 다양한 방식이 있는지를 배우진 못했다. 그래서, 모르던 작품을 알게 되는 재미와, 그림 속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정서에 하나하나 잠겨드는 것이 즐겁다.

고전 중에서도 국내 전시로 만나보지 못하는 많은 작품들이 있다. (핀란드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을 내가 어찌 알 일?) 이렇게 지식도 쌓다보면 다음엔 어떤 작품이 들어올까? 궁금해하면서 알게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해외에서 직접 감상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될지도… 

미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내가 붓을 들고 4B연필을 들고 감히 가까이 가지도 못했던 그 미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는 것처럼 설렐 일이다.


도서 제공: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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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가능성 - 나의 세상을 확장하는 낯선 만남들에 대하여
윌 버킹엄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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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배척, 갈라치기, 개인주의의 시대다. 시대의 문제와 상관없이 낯선 이들과 연결되는 것이 반드시 설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내 옆집에 어떤 안전한 이웃이 사는지 알고 있는가? 경계와 안전의 문제가 대두된다.

저자 윌 버킹엄은 인류학자로서, 타인과의 관계, 즉, 사회/공동체의 관계망에서 발생하는 분명한 현실적인 문제들과 그간 쓰여진 고전들에서 그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관점을 드러내고 캐낸다.

예를 들면 몽골에서는 손님이 호스트에서 예우를 갖추지 않으면 쫓겨나게 된다. 또, 여행지에서 낯선 이를 곧바로 믿지 못하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풀기도 하고, 여러 국가를 오갔던 공자의 ‘예’ 사상에 대한 배경을 풀어놓는다. 또, ‘선물 교환’의 미묘한 긴장과 왜곡에 대한 문제를 짚어낸다. 가장 적절한 것을 주고, 또 선물을 그 상대방에게 다시 답례해야하는 것이다.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서의 집의 모습, 그리고 그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인간의 공통적인 감정, 타인과의 관계의 산물로 생겨나는 명예와 평판이라는 것.

타인과 하하호호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것은 이상이고, 복잡다단한 이해관계, 성향, 가치관의 문제, 안전에 대한 문제, 문화차이 등을 넘어서는 지점은 어디에서 가능한가?

저자는 그래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란 계명이 그렇게 지키기 어려운 것이라며 언급한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관대함이 사회연결망에 퍼져나가며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그러나 이 끝없는 선물의 순환 고리 속으로 들어가려면 최소한 무언가를 줄 기회가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내주는데서 오는 인간의 존엄성이 필요하다. 줄 방법이 없으면 사회의 지도 바깥으로 떨어지고, 그 결과로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타인이라는 가능성의 세계는 우리의 외로움을 털어내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무언가를 내어주면서 존엄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도서제공: 어크로스북스(북클럽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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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이얼스 - 원하는 인생에 도착하기 위해 오늘 나만의 목표를 쏴라
엘리자베스 세그런 지음, 윤여림 옮김 / 토네이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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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과 방향성을 알려줄 충분한 데이터와 경험담>




스무살때 대학 수업 시간표를 짜고 동아리나 여타 활동들을 선택해야하는 자유 앞에서 '뭘 어째야 하지' 발을 동동 구르다가, "이제 부모님 품을 떠나 첫 걸음마를 뗀 순간일 뿐"이라는 20년 선배의 말에 한숨 놓았던 순간이 생생하다.



어쩌다 진학한 대학에서, 대학이라니 큰 학문을 배우려면 철학, 정치, 국문학, 심리학, 이것저것을 들어보면서 세상을 알아가보면 좋겠지, 라는 그런 방향성은 나에게 매우 유효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활동한 동아리에서 중요한 것(공동체, 이웃, 정치참여, 문화를 보는 눈, 돈 쓰는 법 등등)들에 대해서 질문하고 고민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졸업 이후 실제 삶, 인생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의 기준을 찾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에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가족의 품을 의지하거나 민간부문의 컨설턴트에게, 책으로 혹은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쪼가리 아티클이나 세바시 영상등을 수집하며 나만의 직장생활, 직업여정, 우정, 인간관계, 연애, 결혼, 취미생활 등에 대해서 정립하면서 너덜너덜 헤쳐나온 게 사실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라는 시간을 보내며 커리어, 운동(몸), 연애, 결혼, 여가, 취미, 종교적 신념, 정치참여, 우정-인간관계 분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수많은 연구와 데이터, 통계(어디서 구했나 싶을 정도로 많은)로써 이 시대에 다른 사람들의 경향성을 설명하면서, ‘이 사회 구조 속에 놓인 나’로서의 이야기로 풀어준다. (🤭읽어보면 알 수 있는데, 정말 엄청난 스토리텔링이다.)



생애주기를 있는 그대로 따를 필요 없지만 여차저차 나는 이제 30대를 살고 있기에 그의 문장들의 행간 속에서 나의 선택과, 어려움의 이유들, 내가 얻은 건 무엇이었고, 무엇이 비어있었는지가 보였다. (특히 결혼 이후에 가족과 우정이라는 테마가 변화하는 것이 생생히 느껴지기 때문에 이 파트가 많이 공감이 갔다.)



이 책을 읽는 건 살아온 시간에 비해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간 많은 질문을 던지고 관점을 택했으며, 실제로 선택을 행해서 살아봐야지만 알 수 있었거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찾지 못했던 나의 소망들, 내가 깊이 고민하면서 알아온 나의 기준들이 드러나는 자아탐구의 여정이었다.



그리고 20대에 그녀의 이야기를 만날 사람들이 조금 많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열심과 아등바등에는 모두 이유가 있고, 다 알다시피 원하는 인생을 살아내기 위함이고, 이런 독서는 자신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필 수 있는 일이기에, 30대이지만 나를 돌아보면서 얽히고 설킨 문제들을 풀어서 나아가고 싶거나, 20대에 막연하고 불안한 틈새에서 자신만의 미래를 그려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라도 혼자 이 책을 들고 떠나, 구석구석 톺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길어올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 너무나 수다떨면서 읽고 싶은 책!)



📝 덧, 유시민 작가가 <청춘의 독서>에서, 사람들은 이 사회에 속해있어 비슷해지고자 하며, 동시에 나다움을 찾는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그 프레임을 가지고 이 저자의 경험에 국한되지 않게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



📝 또, ‘표준’이나 ‘평균’이라고 방점 찍히는 프레이밍에 대해서, 그것을 어떻게 참고하고(모른척하면 나중에 힘들수도..) 어떻게 나만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좋다고 보는데, 최근에 본 1994 채널에 그런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회실험이 진행되었고, 씁쓸함 대신 자신만의 반짝임을 선택하는 결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선명함, 더듬거리며 찾아간 길에 새겨진 단단함은 결과론적으로 아름답고 아무튼 우리는 자주 헤맨다. 이 책에서 나오는 그녀의 에너지덕에 자기만의 모양을 찾아가는 누구나의 걸음을 내 걸음인양 힘껏 응원하고 싶어졌다.



도서제공 토네이도북스 


#소용도리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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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기가 싫어 - 달리고 싶지만 달리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애증의 러닝 가이드
브렌던 레너드 지음, 김효정 옮김 / 좋은생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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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달리기가 싫💗ㅓ>


4월은 또 한 번 새 다짐을 불러오는 달인가. 그런데 정말이지 온몸이 뒤틀리고 으으으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책을 펴들었다.


나는 정말로.. 움직이는 걸 안 좋아한다..



(…뜻밖에 근수저인지 체력도 안 나쁘고 어릴 때 계주도 뛰었지만...ㅠㅠ)


그래서, 가장 느리게 성장하는 구간이 운동이다. 



운동을 필요에 의해 하거나 즐기거나, 그게 그냥 스포츠도 아니고 러너, 마라토너라면 나에겐 더더욱 존경너머 경이로움의 대상이다.


(재미로 운동을 하게 되면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기 쉽다는 말을 들었다.)



80킬로, 160킬로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토너가 있다는 것도 충격적…(현실 소리지름),


뒤틀린 마음이 풀려가는 것은 묘하게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대로 뛸 수 있다는 달리기라는 행위의 매력이다.



🔖 우리의 삶에서 남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영역은 얼마든지 있다. 달릴 때만큼은 자신의 꿈과 희망만 생각하자.



🔖…원하는 거리를 원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좋아함 5%, 그외의 감정 95%를 가지고 달리기와 애증관계에 놓인 이거 포기 대신 어떻게 하면 러너가 될 수 있는지 말하는데, 결국 설득력이 있다. 지름길은 아닌데 지름길같은! #퀵앤더티



불편하고 불안한 상황을 피해서, 영감이라는 막연한 동기부여를 피해서, 가장 넘기 힘들다던 방문턱(산악인 아빠 명언…)을 넘어 러너가 되는 방법까지 데려가준다.



🔖 속도를 내는 것보다 멈추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 더 적은 에너지로 동일한 성과-또는 동일한 속도나 출력-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 불편함을 회피하는 것은 최악의 전략입니다.


🔖 불안한 상황을 피하면 더 불안해집니다.


🔖 영감은 전략이 아니다. (단호박!사이다!)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읽고 싶다면… 오직 나만 생각할 수 있다면, 한강변이 부럽지 않은(?) 호수공원을 둘러서 다시 한 번, 내맘대로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달리기를 위한 최적의 날씨와 컨디션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하기에… (이 캘린더도 빵 터졌다.)



물론 아직 마음뿐이다. 언젠가, 달리기를 이만큼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나에게도 올까?(…)



묘하게, 어쩐지 '꾸준히 무언가를 성취하는 비결'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도 같은, 유쾌하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가 없는 책이다. 😗



 



#포지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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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 불가능을 뛰어넘어 최후의 승자가 된 사람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토네이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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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이런 유형의 책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하라'라고 하니, 자기계발서는 가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제 달려야지'라고 준비태세를 할 때에는 속속 내 부족함을 들여다보면서 점검하기에, 앞선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치있다.

표지를 보고선 경영 구루나 자수성가한 사업가 이야기만 가득할 것 같다고 예감할 수 있는데, 금언집에 가까운 내용이라 삶을 지혜롭게, 그러나 무심하지 않게, 성장을 꿈꾸면서도, 간단하고 명료하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 생기는(필사가 당기는) 문장들이다.

목차를 보고 구미가 당기는 챕터부터 골라 읽으며, 나는 어땠지? 묻고 보완해야하는 점들을 추려낸다.

🔖 스트레스를 내게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내는 작업 24가지가 눈에 띄어 특히 곱씹었다. (“스트레스 받지마라!” “엄마. 그게 어떻게 하는 건데?”)

곳곳에서 '위너는 ~하게 행동한다'는 표현이 어딘가 부대끼지만... 내곁에서 확실한 가이드를 주는 어른의 지혜만큼이나 확실한 느낌이 드는 건 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멘탈 코치여서? 인터뷰를 찾아 읽어봐야겠다.)

내가 직접 살아낸 지혜와 성공습관에는 한계가 명확하니, 내용이야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챕터를 따로 떼어서 그룹으로 독서하면 또 다르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잘 못하는 것을 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하우를 물어볼 수 있으니.

🔖 하나를 완성하는 탁월함을 디폴트로 갖고 있어라.
🔖 익숙한 것에서는 꿈을 찾을 수 없다. (숙련도도 중요하지만 시야를 좁히지 말라는 말인듯.)

언젠가 있었던 두근거림과 용기를 다시 만나며 옷매무새를 다듬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이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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