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만날 준비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철학의 제안들
손화철 지음, 나수은 그림 / 책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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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인상, 두 번의 반전이 있었다: 기술철학이라니 어렵겠다. 생각보다 얇네 쉽겠는 걸? 하지만, 기술철학을 다루기 위해 하이데거나 자크 엘륄같은 철학자를 소환하면서 아주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적으로 기술이 먼저고, 철학은 그 다음이지만, 우선순위에서 철학이 밀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거의 10년전, 언어학 교수님이 인문학(Liberal Arts)이 기술 발전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가 될 거라고 말하셨었다.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은 수없이 들어왔지만 '마지노선'이라는 의미에서의 인문학이라면 지금 이 주제, '기술철학'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제시된 것이 어언 몇 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와의 대결도 어언 5, 6년 전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고작 #로봇세 라는 키워드, 그리고 데이터를 모으는 기업이 새로운 권력을 잡을 것이라는 유발 하라리 교수님의 #호모데우스 개념이다.

이 책은 목차만 보아도 인간과 기술 사이에 정리되어야 할 개념들이 간결히 정리되어 있다. 기술철학의 개념과 역사를 살피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기술 사회는 1차 산업혁명 이후로 더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어 진화되어 왔다. 그것이 건강한 의미의 진보인지를 떠나. 결론적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기술의 발전이 거대한 흐름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을 만들어 사용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사실"(p.177)이다.

저자는 이를 '호모 파베르의 역설'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책임과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비전문가들의 지지와 견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일반 시민들이 기술의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미래 기술 사회가 비인간화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p.178)

다른 예를 보더라도, 최근 친환경 이슈를 소비자들이 리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술 역시 개개인의 깨인 눈이 곧 방향성이 되리라 믿는다. (SNS는 공론장이자 광장이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쓸데없는 대면 모임이 줄어든 지금이 오히려 건강한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하리라 믿는다.)

저자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도가 몰려오는 이 시기에 정치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정치가 권력과 결정권을 통해서 자원분배, 정책, 사람들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니 당연한 결론이겠으나, 기술직이 아닌 비전문가 일반인으로서, 정치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며) 그 개개인이 기술을 바라보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적용 가능하다.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 기술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내가 IT업게 종사자가 되기 위해서 공부할 수도 있다. 여러 의미의 자기계발을 떠나,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공부가 필수불가결하다. 더욱 과격하게는, 어떤 경험이든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거나 바로 서있다는 감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어떤 경험도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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