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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 여지껏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별 생각도 없이 받아든 책의 첫 느낌은 '가볍다'였다.
120페이지 남짓의 짧은 분량과 이솝우화를 읽는 듯 비교적 쉽게 슥슥 읽히는 내용이 그러했다.
굳이 책을 보지 않았더래도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이 담긴 책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내용에 의식해 봤고, 두번째는 별 생각 없이 읽었다.
책 내용은 이러하다.
메이너 농장의 동물들이 농장주 존즈씨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켜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계획이 돼지들의 의해 점점 무너져내려가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처음에는 메이너 농장에서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원칙과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라는 한마디로 모든 게 정의 된다.
그러나 완벽한 평등이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없는 것은 그러는 와중에
동물들 에서 머리가 좋은 돼지들이 동물농장의 머리 쓰는 일을 도맡아 하면서 부터다.
돼지들은 스노볼과 나폴레옹을 축으로 두파로 나뉘었는데, 존즈의 침입 때 개를 풀어
스노볼을 쫓음으로써 허무하게 나폴레옹 독제체제로 변하게 된다.
스노볼을 쫓을 때 개를 이용한 나폴레옹은 이런 날을 예견하고 미리부터 강아지들을 데려다
키운 것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손쉽게 스노볼을 쫓아내게 된다.
문제의 핵심은 동물들이 너무나 무지했고, 무관심한 데에서 있는 게 아니었을까?
나폴레옹의 모든 것은 ''무조건 옳더'라고 믿고 한번도 그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그러면서 돼지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우유와 사과를 가져가게 된다.
그럴때마다 돼지 스퀼러는 뛰어난 언변으로 동물들을 꼬여 내 합의점을 만들었고,
동물들 중 그 누구도 그 일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면서 점점 변화가 시작되는 데 돼지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작물을 팔고
존즈씨가 사용하던 본채를 사용하며 특혜를 누린다.
그런 모습들은 전혀 동물답지 못한 것이었는데 돼지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인간스러워'지고 '인간화' 되어 가기 시작한다.
어느 덧 모든 동물의 평등이라는 것은 흐릿해져가고 7계명은 아무도 모르는 새에
조금씩 바뀌게 된다.
그럴때마다 다른 동물들이 별 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것은
존즈가 되돌아오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과, 사나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개(폭력과 힘) 때문이다.
간사한 언변과 폭력으로 동물들을 다루는 돼지들 아래서
동물농장이 과연 동물농장인지 돼지들의 농장인지 알 수 없어져만 간다.
돼지들의 모습에서 곧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탐욕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아 추악해 보이기 까지 하는데
나 역시 그런 돼지들과 같은 탐욕을 품고 있지는 않았나 흠칫하는 마음이 들었다.
동물농장에서는 돼지들 외에도 복서나 뮤리엘, 클리버, 양들, 닭들, 거위들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데 그것 한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는 듯 하다.
착취는 점점 심해져 가고 동물들의 굶주림은 여전함에도 돼지들은 뒤룩뒤룩 살이 쪄 간다.
마침내 돼지들은 두 발로 서게 된다, 옷을 입고, 신문을 구독 하고
인간들과 거래를 하기에 이르는데 이 대목에서 더이상 그들이 '돼지'라는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돼지들은 점점 인간보다 더 인간스러워졌고 두 다리로 선 순간부터는 완전한 '지배자'로써만 보인다.
과거 존즈의 지배하에 있었던 시절과 무엇이 다를까?
후반부에서
'동물들로선 돼지들을 더 무서워해야할지 아니면 인간 방문객들을 더 두려워해야 할지
알 수 없어 고개를 떨구고 땅만 내려다 보며 일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더 이상 평등이라는 허울조차도 없이 무언가가 완전히 비틀려버린 느낌을 받았다.
돼지들은 이미 또 다른 '존즈'씨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 구절에서 동물들은 인간방문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술을 마시는 돼지무리들을 지켜본다.
이미 늙어버린 클로버는 그런 인간들과 돼지들을 왔다갔다 지켜보며 변화를 감지한다.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돼지와 인간, 그들의 야욕과 탐욕스러운 마음은 평등을 짓밟고 그 위에 군림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폴레옹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
완벽한 체제란 것은 애초에 이론으로써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 정점에 선 것이 스노볼이었든 스퀼러였든 여전히 불만은 존재할 것이었고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도 마찮가지일 것이다.
권력이라는 탐혹스런 존재 앞에서 결국
인간사회도 돼지들의 사회처럼 별 볼일 없이 변해 버릴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일까.
정답인 사회는 없다, 단지 그것을 만들어 나가는 우리의 노력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