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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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라의 경제침체와 관계없이 국민들의 소비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소비사회'라는 타이틀에 비추어 전혀 손색이 없는 구매행동이 여러 곳, 여러 분야에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는 곧 사람들의 가치와 생활양식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동방예의지국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보다는 '동방소비지국'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과거에는 과소비가 나쁜 것, 부적절한 것이라는 이미지로 많이 인식되었지만 현대는 다르다. 소비는 한 사람의 어떠함을 드러내 보여주며 그 사회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패턴이다. 이전과 같이 단순히 과시하기 위한 소비는 세련된 소비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 그 가운데 매력을 발산하는 소비가 사람을 빛나게 하고 인생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어떤 영역에서든 소비사회에서 소비를 제외하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남녀간의 사랑도 소비가 중심이 되어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고 과거의 가치관과 충돌하며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편안하게 인생을 즐기는 삶을 제외하고 사랑을 언급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사랑이 크기도 집의 크기, 자동차의 연비, 배우자의 연봉의 크기에 비례한다. 배우자의 월급이 높을수록 이혼률이 낮아진다는 통계는 이런 생각의 근거를 뒷받침한다.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라고 외치던 가을동화 속 원빈의 외침이 현실적이고 실제적으로 느껴지는 시대다. 


소비는 남녀간의 관계만 규정짓지 않는다. 청소년, 실버세대, 중년층 등 각계각층의 소비트렌드가 존재한다. 트렌드가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결정하는 것인지 사람들의 소비행동이 트렌드를 만다는 것인지 참으로 헷갈린다. 그럼에도 과거를 비추어보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분석과 예상이 얼마나 맞아 떨어질까?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시대에 '트렌드'라는 단어조차 단어의 뜻을 새롭게 규정해야 할 수준이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가 그런면에서 한국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지만 어쩐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일테다. 한편으로 소비가 사람들의 행동을 다 드러내보여주는 것 같지만 단편적으로 휩쓸고 지나가는 트렌드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온전히 규정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기에는 소비에 이어 '의미'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소비행위를 통해서는 다른 한편에 존재하는 인간의 욕구를 발견할 수 없다. 오직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생각을 나누고 감정을 주고 받으면서 진짜 '트렌드'를 경험하게 된다. 

 

아직 대한민국은 근대속에 있다. 많은 책에서 포스트모던을 이야기하고 그 기준으로 우리 사회를 규정지으려하지만 아직은 근대라는 틀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뿐이다. 근대의 틀을 깨는 것이 어떤 의미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소비행위를 통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더 많은 자본을 모으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과의 진정한 만남을 꿈꾸는 사람들도 행간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 고민하고 생각하다보면 어떤 힌트를 얻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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