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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ㅣ 이슈북 2
강만길.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정치와 역사. 개별적 특수성을 갖는 영역으로 생각되지만 결국 두 개념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역사 안에 정치가 존재하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정치가 변화한다. 그리고 정치의 변화에 따라 중대한 역사적 변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에서는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선생의 인터뷰 내용을 담아 과거 한국정부의 정책과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를 향한 미래지향적 논의를 담고 있다.
저자가 강만길 선생과 만나 대화한 것을 문답식으로 엮어낸 책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 시대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까지 지켜본 원로 역사학자의 국내 정치관점을 이야기한다. 6·25 전쟁과, 한반도의 분단, 38선과 미국, 소련의 개입 등 역사책으로만 들을 수 있었던 굵직한 역사의 줄기와 직접 경험한 생생한 실화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움직이는 역사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책은 긴 세월 정치학적 변화와 흐름의 변화를 논하는 저자와 강만길 교수의 대화에 독자를 초대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정치적 상황과 전직 대통령들의 정책과 역사적 회동에 동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역사적 사실의 진위여부를 궁금케 하기도 하고 새로운 통찰을 건네 준다.
선생은 냉철한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정치적 민주주의, 경제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가 함께 가야 함을 주장한다.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겁니다. 경제적 민주주의는 생산력을 발전시키면서도 분배 정의가 같이 이루어지게 하는 겁니다. 어떤 정권은 갈라 먹을 것도 없는데 무슨 분배냐, 모아 놓았다가 분배하자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모아놓고 보면 더 모으고 싶지 분배할 생각이 없어지기 쉽거든요. 언제나 생산력을 높이는 문제와 분배의 정의는 같이 가야 합니다.” 42쪽
책은 1년 전에 계획되었던 5·16군사 쿠테타, 미국CIA의 한국 정치 개입 등의 국내정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며 넓은 시각으로 역사와 정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으 제시한다. 정치적으로 논쟁이 있을 수 있는 부분도 다루고 있으나 역사안에서 삶으로 직접 체험한 강만길 선생의 정치에 대한 정의는 깊이 새겨볼만하다.
“나는 역사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는 역사의 현재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이게 전부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자기가 하는 모든 행위, 대통령중심제이니까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는 그날부터. 노무현 대통령한데 그 예기를 했는데 역사 앞에 발가 벗고 서는 거다, 한 점 가림 없이 서는 거다.”
노학자의 말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역사적 증인이자 주체자인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 지녀야 할 태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