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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성장 동요 - HQ, IQ, EQ, MQ 쑥쑥쑥!
강승연 엮음, 곽선영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7살, 3살, 1살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에는 늘 동요, 영어동요, 자장가 등이 흐르고 있습니다.
때로는 시끄러운 티비 소리를 듣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소리나는 것들을 꺼 버리고 조용함 속에서 지내보기도 하지만, 역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만큼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활발해 보일 때가 없답니다.
3살과 7살짜리 딸아이들이 요즘 발레에 빠져서 매일 매일 발레 음악만 들으면서 지내고 있기에 인터넷으로 발레 책을 고르던 중에 우연히 만나게 된 동요집이 한 권 있었습니다.
동요가 들어있는 CD와 아이들의 발달을 돕는 놀이 등도 함께 들어있다니 참으로 매력적인 동요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서평이 없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주문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책이 도착했는데 박스를 여는 순간 딸아이들의 환호소리.
“와~예쁜 책이다!”
정말, 너무 예쁜 책이었습니다.

반짝 반짝 글씨 뿐 아니라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원색의 컬러, 활동적인 그림체…
책의 그림에 감동하는 것도 잠시, 아이들은 노래를 틀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답니다.
어떤 노래들이 나올지 너무나도 궁금했고, 드디어 첫번째 트랙.
“어라?”
전래 동요였습니다.
전래는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아이들이 싫어하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기우였는지
아이들이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덩실 덩실 얼~쑤!”
어디서 보았는지 추임새까지 넣어가면서 둘이서 너무나 재밌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흥이 많은 아이들이라 노래와 춤을 좋아하지만, 노래에 맞게 덩실 덩실 춤을 춘다는 것이 참 놀라워 한 참을 보고만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이 동요 CD는 발레 CD를 밀어내고 우리집 1위가 되었습니다. ^^
[우리아이 성장동요의 매력]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는 우리집.
책에는 각 노래 별 해당 연령대가 적혀져 있었지만 이런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7살 큰 딸은 전래동요 특히 달강달강을 좋아하고, 3살 둘째 딸은 전래동요 중에서는 잘잘잘을 라임 중에서는 slowly slowly를 좋아하며, 1살 막내를 재울 때 저 또한 둥개둥개를 부르면서 재우곤 합니다.
제가 아기를 데리고 둥개둥개를 하거나 쭉쭉이를 해주면 큰 아이들도 인형을 가져와서 똑같이 따라 한답니다.
자기들끼리 책에 나온 놀이를 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전래동요가 어떻게 생각하면 무겁고 목소리도 기묘하게 들릴 수 있는데 매일 매일 듣고 익숙해짐에 따라 듣는 맛이 점차 좋아진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라임과 전래동요가 번갈아 가며 나와서 하루 종일 틀어놓고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다는 점이 성장동요의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아이 성장동요에는 각 노래마다 가사에 맞는 삽화와 율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설명만 보고는 잘 이해가 안 갈 지도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 “아하!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요.
덕분에 이제 읽기독립을 한 큰 아이도, 글을 전혀 모르는 둘째 아이도 책을 보면서 율동을 흉내 낼 수가 있었답니다.



[노래를 듣고, 책을 읽는 것 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셋이라 이제는 한 권의 책을 사더라도 세 명이 모두 활용할 지 여부를 판단하고 구입하는데, 우리아이 성장동요는 앞으로 셋째가 자랄 때까지 후회 없이 잘 읽고 들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책을 읽어보니 동요를 들으면 청각이 발달하고 다양한 표현력이 생겨 아이의 오감을 자극한다고 되어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림을 먼저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산 다음 날 아이들에게 노래를 들으면서 가지는 느낌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예전에 브레인스쿨에서 자주 하던 수업이었는데 오랜만에 그려보니 처음에는 힘들다고 얘기하더니 이내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큰 아이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 어떤 노래를 듣고는 토끼를 그리기도 하고 어떤 노래를 듣고는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아직 그림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형태가 잡히지 않은 선들을 그렸는데 참 놀라웠던 것은 노래의 박자, 운율, 슬픈 느낌, 기쁜 느낌에 따라 선이 둥글게 그려지기도 하고 직선으로 그려지기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뒤에는 책에 있는 율동 말고, 아이들이 노래를 듣고 율동을 만들어보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각자 추고 싶은 춤도 추고 맘껏 즐기더니 큰 아이가 동생에게 “우리 여기는 이렇게 춰볼래? 노래가사에 ~~이런게 있으니까 말야…”하면서 스스로 율동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율동을 다 기억할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거의 기억을 못했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만들어 진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 보다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율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점이 아쉬워요]
우리아이 성장동요는 책 폭이 길이에 비해 좁답니다.
페이지 수가 많이 때문에 펼쳤을 때 펼쳐진 채로 있지 않고 다시 덮여버려서 우리 딸들이 엄마보고 잡고 있으라고 해서 팔이 좀 아프네요. ^^
180도 제본으로 해서 쫙쫙 펴질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랍니다.

[고마워요, 성장동요]
우연찮은 기회에 구입한 책이지만 많은 점에서 만족을 했습니다.
특히, 큰 아이가 태어나고 늘 들었던 영어 자장가 씨디를 이사오면서 잃어버려서 많이 아쉬웠었는데 우리아이 성장동요에 그 곡이 들어있어서 어찌나 놀랐던지요.
첫 아이라 늘 자장가를 작게 틀어놓고 작은 집이라 설거지 소리에도 깰까 봐 조심조심 물을 틀고 집안 일을 했었답니다.
집안일을 한바탕 끝내고 나서 집 안에 낮게 들려오는 자장가 소리를 들으며 차 한잔을 마시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안한 때였지요.
그 때는 첫 아이라 모든 면에서 많이 힘들었는데 때로는 우울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의 재롱에 힘을 내던 그 시절이 다시금 새록새록 생각나서 아이들보다 제가 ‘성장동요’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우리아이 성장동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감성을 지니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