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하기 -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고금란 지음 / 호밀밭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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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은입니다!

다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어느새 2019년을 두 달 앞두고 있는 10월이 되었네요. 저에게는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엔 호밀밭 SNS 서포터즈 활동의 끝도 포함돼 있죠 :)

오늘은 서포터즈 활동의 연장선인 고금란 작가님의 서평을 들고 왔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해단식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지만, 서포터즈 분들과 아직도 좋은 연을 이어가고 있어 호밀밭 출판사에서 이번 책도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득 10월과 이 책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분의 가을에도 '맨땅에 헤딩할' 일이 있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습니다 *_*

작가 소개가 가로로 들어가 있어요
 

이 책은 총 네 편으로 나누어져 구성돼 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는 것들은 책의 모든 일화가 아니라, 각 장마다 저에게 인상 깊었던 일화입니다. 읽을 때 참고하셔요!

 

 

1. 고등골 편지

... 세상에는 소리 내어 울 수 없는 이들이 많으니 자신은 그저 그들을 대신해서 울어주는 것뿐이라고요.

  

그는 먹을 줄은 알지만 잡는 기술은 전혀 없는 사람이거든요. 고금란 선생님만의 남편 분 놀리기. 웃겨서 책 읽다 저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 지었네요.

 

손잡이가 달린 낡은 플라스틱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셨을 때 나온 탄성에 작은 새 몇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올랐습니다. 이 곳에 있지 않은데도 자연스럽게 풍경이 떠오르지 않나요. 고요한 산 속에 자주적으로 갇힌 기분이랄까.

 

 

2. 내 자유의 크기
 

이 일화의 바로 앞부분인 '고통 다루기 1'에서부터 작가님은 인도로 떠나 마음 수련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인도에서 일어났던 심경의 변화와 두려움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여실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세상에 왔으니 어떤 식으로든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말에 위로받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인데 잊어버릴 때가 참 많죠. 때로는 스스로에게 위안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은 대부분 질서를 잡기 위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처음 만난 여자이며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 그들은 조건 없이 나를 보살폈습니다.

 

 

3. 사람, 사람
                                                                     

"지리산 깊은 골에서 채취한 고욤, 으름, 다래, 산뽕잎, 구지뽕잎으로 만든 이 야생차는 제가 직접 채취한 잎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늘 저 산 위에 있는 나무는 내 몸 밖에 있는 허파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산과 나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나무가 상하지 않게 잘 살펴 채취합니다. 님의 몸과 마음 살림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밥을 먹어야 살 수 있지만 밥만 먹겠다고 이 땅에 오지 않았다는 것만 알아도 살아가는 목적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p. 153)

 

 
"고쌤요, 우리는 별이지요? 모두가 다른 크기와 빛으로 각자의 행로를 가고 있는, 간섭할 수도 간섭을 받을 수도 없는, 연결되어있지만 절대 하나가 될 수 없는 별...

 

 

사랑이나 미움이나 모든 욕망의 감정들도 그렇게 여한 없이 태우고 나면 미련이라는 재가 남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주옥 같은 말이에요..

 

셰익스피어는 자기의 존재에 대하여 끊임없이 놀라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님이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믿고 있습니다. 덧붙인다면 좋건 나쁘건 자신이 모르고 있던 부분을 만나는 순간과 스스로에게 놀랄 시간이 많다면 아름다운 사람이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4. 어느 갠 날의 기억

 

황금률이죠. 황금처럼 고귀한 윤리의 지침이자 그리스도교 윤리의 근본 원리.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 12절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 - 누가복음 6장 31절

저는 무교지만 다들 저처럼 이 원리만큼은 익히 들어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복이란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고 그들을 내 삶에 초대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인생의 비극은 우리가 너무 일찍 늙어버리고 너무 늦게 철이 드는 데 있다고요. (p. 256)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나는 게으름을 피워도 표가 나지 않는 겨울을 좋아하지만 봄이 기다려지는 마음 또한 말릴 수 없습니다. 며칠 전 양지바른 담벼락 밑에서 철없이 꽃을 피운 민들레를 만난 탓인지 우렁우렁 소리를 내는 바람 속에서 남모르게 꽃눈을 터트리고 있을 저 매화나무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도 저도 아니면 한바탕 신명나게 놀고 싶다는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인지 나도 알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작가님이 고집이 센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님은 그저 당신께서 하고 싶으신 일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문체는 담백합니다.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습니다. 마치 절밥을 먹는 것처럼. 적당히 있을 것만 있는 건강한 식단이지만 맛있는. 조용히 작가님의 글을 곱씹으면서, 끝부분에 다다라서는 제 생각을 정리하게 됩니다.

시골에 들어가 사신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 텐데, 마치 작가님의 일기장이라도 들여다본 양 제가 고등골에 다녀온 것처럼 몸이 나른하고 노곤합니다. 작가님 집에서 하루 머물다 오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네요.

이상, 호밀밭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쓴 오늘의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오늘도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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