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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이빨 1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20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하얀 이빨’이라고
하면 언듯 생각하기로 반짝반짝 빛나는 젊은 여성의 하얀 이빨을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하얀 이빨은 검은 피부의 유색인종을
비하하는 말이다. 검은 얼굴에 하얀 이빨은 유난히 더 빛나보인다. 작중
인물의 한 사람인 헤밀턴 노인이 하는말
“치아에도 두가지 측면이 있다. 청결하고 하얀 치아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들면 내가 콩고에 있을 때 흑인놈들을 알아볼 수 있게 해준 유일한 것이 바로 하얀 이빨 이었어.
…..
흑인들은 그
‘하얀이빨’ 때문에 죽었다. 불쌍한 것들…….”
이 소설은 영국 런던의 다민족, 특히 인도계통의 이주민 노동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윌레스턴 그린에서 일어나는 인종간, 세대간,
종교간 또는 빈부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1975년 1월
1일 새벽 06시 27분에 첫 아내에게서 쫓겨난
앨프리드 아치볼드 존스가 자살하기 위해 인도인이 경영하는 정육점 앞에서, 자동차 배기가스관에 후버 진공청소기
배기가스관을 연결시켜 놓고 죽음을 기다리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침일찍 정육점 주인과 아들에게 발견되어
살아난 아치는 우연히 찾아든 청소년 마약클럽에서,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처녀 클라라와 알게되어 결혼한다.
클라라는 여학교 때 열렬한 여호와의 증인인 어머니에 이끌려 여호와의
증인의 잡지인 ‘파수대’를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고 동급생들과 어울리지
않는 외톨이의 이상한 아이였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또 한 사람의 퇴폐적이고 초록색 GS스쿠터를 몰고다니며 전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외톨이 남학생 라이언 톱스와 알게되어 급격히 친하게 되어 같이 잠도 자게
된다. 라이언이 모는 스쿠터 사고로 클라라는 이빨을 몽땅 잃게 된다.
1975년 마지막 날 이 세상의 종말이 온다는 그 날을
굳게 믿고 기다리는 클라라의 어머니에게 포섭당한 라이언은, 최후의 날에 살아남아 휴거된다는 여호와의 증인
14만 4000명 안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그날이 되어도 구원은 커녕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클라라는
집을 나와 마약클럽에 들어가고, 거기서 열아홉살의 클라라는 마흔일곱의 아치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한편 아치는 2차 세계대전 때의 전우이고 이슬람 교도인 뱅글라데시인, 사마드 미아 익발과 그의 아내 알사나와
한 동네에 살게 된다. 사마드는 전쟁중 한쪽 손을 잃었으며, 아치는독일군
군의관을 포로로 잡았다 살려준다.
이 때 아치는 다리에 총탄을 맞아 다리를 절게 된다.
둘 다 변변한 직업을 가지지 못해 열심히 일을 하나
늘 생활에 쪼들린다. 아치는 이민자의 아내를 두었고, 사마드는 뱅글라데시에서
이민온 자라 문화적인 차이에다 종교적인 차이 등으로 늘 고통을 겪는다. 사마드는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영국에서 저임금의 식당 웨이터 일을 하게 되는 것이 늘 불만이다.
아치는 흑인 딸 아이라를 낳고, 사마드는 쌍둥이 아들들 마기드와 밀라트를 낳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 쯤, 사마드의 아내 알사나는 아이들의 교육상 좀더 좋은 동네로 이사가기 위해 집에서 밤낮으로 이상한 여자 속옷을 바느질 하느라 정신이
없어 남편을 소홀히 하고, 사마드는 그 사이 아들의 학교 음악선생과 가까와져서 서로 몸을 섞는 사이가 되자
이슬람 신자인 자기가 죄를 범한 사실에 괴로워 하며, 자기가 죄를 범한 처지에 자식들에게 깨끗하게 살라고
하는 것도 괴롭다.
큰아들 마기드는
머리가 뛰어나나, 작은 아들은 머리는 좋지
않으나 리더십이 강하다. 사마드는 큰 아들을 민족적 전통과 이슬람 문화에 충실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뱅글라데시로
보낸다. 작은 아들은 리더십이 강해, 학교에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여 매일 담배와 마약과 금발의 여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며 색스에 탐닉하게 된다. 정말 망나니 짓을 다하는 아이가 된다.
사마드는 아들들이
영국인보다 더 영국적인 아이들로 변해버리고 자기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에 대해 늘 괴로워 한다. 사마드의 다음의 말로 그의 심정을 잘 알 수 있다.
“정말 모르겠다.
요즘 이 나라에 들어온다는 건 악마와 계약을 맺는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구나.
여권에 도장을
받고 돈을벌려고 일을 시작하고 …,그러나 돌아가려 하지. 여기 있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니? 이 춥고 습하고 비참한 곳에 형편없는 음식에다 끔찍한 신문…. 그렇지만 악마와 계약을 했고… . 이 것이 사람들을 길들여 놓고, 어느날 문득 이미 돌아가기는 틀렸다는 것을 깨닫지. 자식들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하고,
자신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