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격한 장로교회의 품속에서 태어나 자란 어엿한 기독교도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야만적인 우상 숭배자와 함께 나무토막을 경배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경배한다는 게 무엇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이슈메일, 지금 하늘과 땅을 이교도도 포함하여 주관하시는 관대하고 고결한 하느님이 하찮은 나무토막에 질투를 느낄 거라고 생각해? 그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경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그것이 경배하는 것이다. 그러면 하느님의 뜻이란 무엇인가? 이웃이 나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것을 이웃에게 해주는 것-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그런데 퀴퀘그는 이제 내 이웃이다. 나는 이 퀴퀘그가 나한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가? 나와 함께 장로교회의 특정한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따라서 나도 그의 예배에 동참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우상 숭배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대팻밥을 태우고, 그가련한 작은 우상을 세우는 것을 거들고, 퀴퀘그와 함께 태운 건빵을 우상에게 바치고, 우상 앞에서 두세 번 절을 하고, 우상의 코끝에 입을 맞추었다. 그 일이 끝나자 우리는 옷을 벗고, 우리 자신의 양심에 대해서나 세상에 대해서나 아무 거리낌 없이 침대로 들어갔다. 하지만 잠들기 전에 약간의 잡담을 나누었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