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쓰려면 그전에 먼저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쓰는 것은 내 삶의 이야기가 아니다.
젊음이 꽃필 무렵 고약한 마음의 병에 걸렸던 나는 그 삼 년 동안 내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상처 입은 것이 나 혼자뿐이라면 굳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들을 위해 쓰련다. 그들이 관심을 기울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더라도 나는 내 말에서 나 자신의 상처가 한결 아무는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덫에 걸린 여우처럼, 사로잡힌 내 발을 스스로 물어뜯는 일이 될 테지만.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