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2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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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아물면, 더욱 단단해진다.]▷성장이 빠르다고 해서 누구나 영웅이라고 불리진 않습니다. 단지 강하다고 해서 영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상처. 그걸 받아들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상처를 극복해낸 사람은 이전보다 단단해지기 마련입니다. 마냥 철부지같기만 하던 벨도 고난을 겪고 상처를 입으며 이전보다 더욱 강한 마음을 품고 나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벨이 가진 것이 단지 강인한 육체뿐이었다면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인물이야말로, 누군가가 영웅이라고 부를 만한 자격이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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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케부쿠로 스트레이 캣츠 - Extreme Novel
스기이 히카루 지음, 쿠로데코 그림, 정혜원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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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단 한 권도.

수능을 망치고 나서, 거의 정신을 못 차리고 지냈달까. 밤 세워서 게임이나 좀 하고, 쓰러져 자고, 그냥 그렇게 살았다. 수능이 끝나면 밀린 책 실컷 읽고, 남는 시간에는 쓰고 싶은 글도 쓰고 그럴 줄로만 알았다. 이대론 안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뭔가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찰나의 생각, 후회, 그리고 답없는 일상이 이어질 뿐.


그러다가 이 책을 집었다. 지난 금요일, 배송 온 이 책의 포장과 비닐을 뜯으면서,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새 책에 대한 기대와 설램과 다시 마주하게 된 게 원인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전부터 좋아하던 작가인 스기이 히카루가 음악 이야기인 신작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기억하고 있던 제목이기도 했고(나온지 꽤 되긴 됐더라...),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띠지에 적혀있는 '청춘×음악=치유'라는 문구도 나를 자극했을지 모르겠다. 나에게 치유가 필요한 순간이기도 했으니.


아무튼, 같은 방에서 코골고 있는 동생을 등 뒤로 한 채 책을 펼치고 읽어나갔다. 1장을 다 읽었을 땐 한숨이 새어나왔고, 2장을 다 읽었을 땐 살짝, 내 눈가에 눈물이 맻힌 게 느껴졌다.


그 순간 '살아있다'고 느꼈다. 난 아직 살아있었구나. 이런 감정을 느끼고 눈가를 적실 수 있었구나. 그런 기분으로 심장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책을 잠시 덮고 커피를 갈았다. 밤중에 시끄럽다는 건 알고 있어도 참을 수가 없었다. 커피가 필요했다. 생각해보면 수능을 망친 이후로 밤을 샌 적도, 이렇게 커피를 갈아 마신 기억도 없었다. 그래서 아빠께 조금 혼나기는 했어도 그 행동을 후회히지 않았다. 커피 냄새를 맡으니, 또 조금 눈물이 나왔다.


그래서 이 책이 도대체 무슨 책인고 하니, 소설이다. 라이트 노벨이다. 스기이가 잘 쓰는 음악 이야기, 특유의 1인칭으로 쓰여진 남자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이야기, 일단 보이 밋 걸이기는 한 이야기. 여전한 스기이 히카루의 소설이었다.


주인공 '하루'는 등교 거부아다. 타인과의 대화가 서툴러 음악에만 빠져 살던. 그러다가 왕따를 당하게 된.


 처음 같은 반 아이가 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 때는 중학교 2학년에 막 올라간 4월이었다.

 그때까지도 화장실 칸에 들어가 있는데 위에서 양동이로 물을 끼얹거나, 실내화를 금식용 마가린으로 범벅을 해 놓거나, 체육복을 가위로 난도질 해 놓는 일은 있었다. 천성이 어두워 미움을 받는 내게 그 정도 해코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혹은 그렇게 다독임으로써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일까지 만 엔을 가져오라는 말에 없다고 대답했다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배에 니킥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가 엄마 지갑에서 만 엔짜리 지페를 꺼내려다 들켜 아빠에게 얼굴형이 바뀌도록 얻어맞았을 때, 나는 자신의 의식이 몸에서 15센티미터쯤 어긋난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미움을 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처음으로 절실하게 느꼈다. 누가 나쁜지, 누구를 증오하면 되는지, 그런 걸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내 현실이 삐거덕삐거덕 소리를 내며 망가져가고 있었다.

 나는 4월 말부터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런 하루는 서양 음악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한 이는 '키스 무어'. 하루의 소장반에서 유일하게 멤버 전원 살아있는 그룹 '데이 드림 드렁커드'의 센터였다. 하지만 그가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하루는 절망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토록 보잘것없는 나는 아직 살아있는데 키스가 이제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던 하루는 DDD의 앨범을 전부 버리려고 쓰레기장으로 향했다가, 그곳에서 키스가 쓰던 것과 같은 새빨간 기타를 발견하게 된다. 결국 하루는 그 기타를 손에 들고 앨범을 버리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오고 마는데, 하필이면 그 기타에는 키스의 유령이 빙의해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유령 키스의 등쌀에 못이겨, 그가 생전에 발표하지 못한 곡들을 가지고 이케부쿠로에서 거리 공연을 하게 된다.


..............이어서 쓰겠습니다.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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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케부쿠로 스트레이 캣츠 - Extreme Novel
스기이 히카루 지음, 쿠로데코 그림, 정혜원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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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주는, 길고양이들의 노랫소리.]▷하나의 장편 한 권이기도 하지만, 단편 연작이기도 합니다. 스기이 히카루의 장점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청춘과 음악의 이야기가, 띠지에 적혀 있는대로 저를 치유해 주었네요. 거리의 퍼포머들이 들려주는 소란스런 음악소리는, 안피소, 하메모를 잇는 스기이 히카루의 새로운 명작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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イリヤの空、UFOの夏―オフィシャル·イラストレ-ションズ (大型本)
아키야마 미즈히토 / メディアワ-クス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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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의 모든 것.]▷컬러 일러스트, 장 표지 일러스트, 단행본 미수록 일러스트도 몇 점 있고 판촉용 일러스트들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 신작 단편 ‘그라운드 제로‘에다가, 애니메이션 관련 일러스트들까지. 한 장 한 장 감상해나가고 있자니, 가슴 한 편에 그 시절의 추억이, 세계의 존망을 걸고 겪은 사춘기의 폭풍이 다시 아려오네요. 이걸 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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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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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다. 가족과의 기억을 마주하다.]▷가족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피로 이어진 관계가 그렇게 소중한가?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결국 나도 가족의 품에서 자라났고, 그렇기에 그런 불평도 할 수 있는 걸 거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잔잔하게 스쳐지나갔지만, 조금씩 조금씩, 내 마음에 상처 자국을 내 놓았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 그곳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돌아가야 할까? 뛰어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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