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게, 강인하게]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정세랑의 세계는 작품 전반에 자연주의적인 시선을 내포하고 있다. 차라리 인류가 조용히 멸종하기를 바라는 정세랑의 주인공들은 동물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식물적으로 보이는데, 그들은 고요하게 강인하다. 일그러진 세상이 차라리 한 번 망가지기를 바라는, 염세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시선은 그런 식물성에 의해 오히려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리셋>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베이비 블루 필>, <모조 지구 혁명기>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표제작을 비롯한 나머지 작품들도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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