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폼페이, 그날
제니 홀 (Jennie Hall) 지음, 이택근 옮김 / 책보요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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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밑이 여러 번 요동쳤다. 마치 폭풍우를 만난 배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천둥이 치자 집 전체가 흔들거렸다. 아리스톤은 길고 가느다란 기둥 위에 서 있는 작은 동상을 보았다. 지진이 일면서 동상은 무너질 듯 이리저리 위태롭게 비틀거렸다. 그렇게 버티는 듯하다가 이내 쓰러지더니 높게 쌓인 돌무더기 위로 떨어져 산산이 조각났다. 그 위로 돌이 계속 떨어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상 부스러기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아리스톤은 더욱 겁이 나기 시작했다. 벽에 그렸던 타나토스가 생각났다. 그 죽음의 신이 기둥 뒤에 숨에서 자신을 지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소름 끼치는 그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산을 보려고 고개를 들어보려 했지만, 돌이 자신을 향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외딴 섬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다. 폼페이 사람들은 다 죽은 걸까? 아니면 다들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걸까?
"도련님, 이젠 안 되겠어요.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요. 가만히 있다가는 돌무더기에 깔려 죽는다고요."
아리스톤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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