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출간소식을 보고 놀랐다. 드디어 도정일이 번역한 김은국의 소설이 나왔구나!

1960년대 강용흘과 김용익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계 미국 문학을 본격적인 궤도로 올려놓은 이가 바로 김은국이다. ‘순교자’는 처녀작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일으켰다.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그래서일까. 현대 영문학을 공부하던 사람이라면 낯익은 한국인 이름을 보게 된다. 그만큼 이 소설의 위상은, 지금 한국 소설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정본을 구하기 어려워 아이러니하게도 조악한 복사본으로 봐야했는데, 이제라도 풀렸으니 다행이다. 이 책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소식일 듯.

이 책을 읽은지 좀 됐기에 자세한 내용 소개는 피하기로 하자.
그럼에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한국전쟁의 참상과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그리는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존주의’에 관한 진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대, 한국계 작가가 이런 소설을 썼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사소설이 유행하는 최근의 동향을 보면 말이다.

보편성 획득. 이 소설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건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내가 쓴 책도 아니지만, 내 아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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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6-1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은국이 이 소설을 통해 건드린 문제는 이청준, 정찬, 이승우도 깊이 다루고 있죠. 물론 말씀하신대로 앞서 나간 점은 있지만 지금의 한국 소설이 도저히 따르지 못할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구요.
1964년 작품이니 실존주의가 아직은 유효할 때고, 미국에 거주하는 작가가 영어로 작품을 써냈으니 서구의 문학인들과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60년대 우리 문학도 최인훈 같은 작가는 꽤 높은 성취를 이루고 있구요.
우리 문단에 현재 사소설이 유행하나요? 사소설을 어떻게 이해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성적인 소설을 사소설로 말씀하시는 듯 한데 일본적 의미의 사소설과는 또 다르다고 봅니다.
저도 이 소설을 아껴 봤는데요. 몇 마디 보탭니다.

웽스북스 2010-06-20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까지 판매되고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재작년까지였나? 전 재작년에 샀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