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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평점 :
내가 이책 저자를 알게 된 것은 내셔날지오그라픽에서 방영되는 그의 다큐멘터릴 보면서다. 처음에 한 영국인이 무작정 집을 팔고 우리돈 오천만원으로 여행을 시작했다고 소개되는 이 다큐멘터리에 흥미를 느낀 것은 그가 무작정 여행을 목적으로 떠난 것이 아니고 세계 각국을 돌면서 그 나라의 특산품을 사서 다른 나라에 가서 이를 팔아서 돈을 버는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러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한 시기에 과연 이런 전략들이 먹힐까도 궁금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일상적인 생필품 거래가 아니라 그 나라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거래 방식에서 외국인이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더욱 끌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는 살아남았고, 그것도 아주 흡족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성공은 분명 그의 몫도 있지만 그가 가진 배경에 의거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그가 경제 전문가들을 친구로 두고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이런 인맥이나 매체적 정보를 활용할려면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가 가진 배경 덕분에 시간을 단축하고 돈을 절약할 수 있었던 장점이 된 것이다. 물론 이게 성공의 전부가 될 수는 없지만 그가 생각하는 만큼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서 그가 시장에서 살아 남은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전통적 거래를 통해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수한 시간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그가 형성하는 사회적 관계속에서 자신의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변화의 속도가 우리를 앞서 갈지라도 변하지 않는 속성일 것이다. 어쩌면 저자도 이런 부분을 무시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책에서도 분명이 명시하고 정보를 어떻게 얻었으며, 누구를 소개 받았는지 잘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본다면 이런 것들이 마치 단순한 하나의 엑세서리처럼 등장하지만 사실은 핵심 역활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자본주의는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돈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그것은 시장이라는 물질적 공간을 추상화하고 점점 고도화, 지능화, 복잡도를 증가 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이런 시장속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 복잡함과 정밀함속에서 스스로 우리가 행하는 시장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망각하는 속에서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스스로 만져볼 수도 없는 돈을 벌기 위해서 매일매일 투자를 하고 우리 스스로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돈을 투기에 던지기도 한다. 이는 매체가 발전할 수록 우리의 감각을 더욱 무디고 만드는 속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참여하는 투기의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며, 우리에게 되돌아올 수 있는 부메랑의 위험을 무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것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다루는 물질의 세계속에서 직접적인 거래를 하고 만질수 있는 돈과 상품을 거래하고,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협상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은 현대적 자본주의 환경속에서는 은연중 잘 들어나지 않는 속성들이지만 실물의 현실속에서는 고통스럽지만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는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자본주의가 그 기치를 최고조에 올려놓고 있는 현상황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틈새 시장을 찾고 고전적인 거래 방식을 고수하는 세계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게다가 거래라는 것이 단순히 돈을 주고 받는 행위가 아니라 그속에 숨어 있는 그 나라 사람들의 전통적 사고 방식과 문화가 녹아 있는 행위인것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