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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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상품들은 우리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몰가치적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도 인식하기 전에 소비되어 사라지고 있다. 일상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상품들이 누군가의 노동으로 생산되지만 그 가치를 정상적으로 인식하고 그만한 댓가가 지불된 것들인지 알지 못하며,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위에서 편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상품을 소비하는 상위 20%의 국가들은 그 밑에 깔려서 자신들을 희생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산하는 상품을 무제한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희생의 순환 과정을 알고 있다면 우리가 매일 손에 쥐어지는 상품들에 대해서 다시 쳐다보게 될 것이다.


이런 개념에서 출발한 책이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이다. 현재의 상품들은 점점 고도화되고 그 상품의 생산 과정을 추적하기 힘들만큼 복잡해지고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들이 첨단으로 갈수록 그 속을 들여다보기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 제품이 생산되기 위한 원산지 속으로 뛰어듦으로써 현실의 연결 고리를 찾고자 한다. 그 열악한 환경속에서 저자가 느끼는 생명에 대한 공포와 처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들이리라. 단순한 한끼의 식사를 위해서 그들이 감내하는 고통과 삶의 고단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중요한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변수다. 서구 사회가 야만적, 폭력적 착취를 통해서 현재의 모습을 이뤄냈기 때문에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윤리적 고뇌를 행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원죄가 마치 서구에 있는것처럼 그들을 닮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저발전은 원죄이며 바닥의 삶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현실은 결국 중국이 서구의 발전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게 만들고 있으며, 무분별한 착취를 위해서 어떠한 희생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국가의 발전 과정에는 뚜렷한 답이 없다. 단순히 고도화된 산업 사회로 들어섬으로써 자신들의 풍족한 삶을 유지하면되는지, 단순한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그들의 삶이 숙명인지. 하지만 명확한 것은 서구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인류 존중의 가치를 따진다면 우리는 단순한 물질적 소비만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좀 더 윤리적이고 좀 더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서 우리가 조금씩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한 사람의 실천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모든가 동의하고 조심씩 전진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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