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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옹 마음 분식점 1 - 좀비 개가 나타나는 골목
주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지구별아이 / 2025년 10월
평점 :
『미야옹 마음 분식점』은 겁·질투·미안함 같은 감정을 “나쁘다”고 밀어내지 않고, 먼저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지금 나는 어떤 기분이지?”), 잠깐 멈춰 숨 고르고, 친구 마음을 상상해 보고, 말로 차분히 풀고, 마지막에 내가 고른 행동을 스스로 점검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아이와 부모의 SEL(사회정서학습) 동화예요. 겉모습만 보면 무섭던 존재의 속사정을 듣고 “그 아이도 외로웠구나” 하고 마음이 바뀌는 장면은 특히 울컥합니다. 아이는 “힘을 어디에 쓸지”를 스스로 묻고, 부모는 “어떻게 물어봐야 대화가 열리는지”를 배웁니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해요.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고, 덮고 나면 식탁에서 바로 써먹을 질문이 손에 남거든요—“오늘 내 마음을 한 단어로 말하면?”, “내가 가진 힘을 누구에게, 어떻게 쓰면 좋을까?”, “지금 이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 같은 짧은 질문만으로도 하루가 부드러워집니다. 부록 「그것이 궁금하냐옹~」는 뉴스에서 자주 듣는 ‘동물실험’을 아이 눈높이로 데려와 생각의 근육을 키워 줍니다. “왜 과학은 동물을 사용할까?”,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약속을 했을까?(대체·감소·개선)”, “내일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성분표 살펴보기, 동물대체실험을 응원하는 제품 알아보기 등)” 같은 물음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근거를 세워 말하게 만들지요. 읽는 동안은 포근하고, 읽고 나서는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아이에게는 공감과 책임 있는 선택의 습관을, 부모에게는 아이 마음을 키우는 대화의 도구를 선물하는 책—우리 가족의 하루를 한 숟가락 더 따뜻하게 데워 주는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