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완심 緩步緩心 -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책에도 나온 것처럼 최근 너무도 많은 자기 개발서가 우후죽순 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나 역시도 자기 개발서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권의 자기 개발서를 읽어보았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책과는 제목에서부터 오는 느낌부터가 달랐다. 완보완심...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또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라는 이 책은 삶에 대한 철학이 담긴 철학서나 다름없다.
 

 42 개의 사자성어와 그와 관련된 내용으로 전개되는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들은 느낌은 기존에 내가 가졌던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확실하게 잡은 것 같다는 점이다. 특히 종교와 관련해서 가졌던 생각이 그러한데, 나는 어찌 생각하면 종교니까 가질 수 밖에 없는 배타성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와 더불어 종교라는 것이 사람을 행복하기 위해 만든 혹은 생겼지만 (신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종교로 인해 힘들어하고 서로 싸우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같다는 신을 단지 다른 종교의 신이라는 이유하나 만으로 욕하고 이단 취급하는 것은 마치 다른 아버지를 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믿는 종교에서 좋은 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널리 알리고, 다른 종교에서도 그 가르침이 좋다면 인정해줘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탐사하는 21세기에도 그러한 모습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서로를 존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잘 알려진 일화인 법정스님께서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에게 부탁해 관음상을 제작한 이야기나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고인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유교행사 제사에 참가하시고 절도 하고 음복도 하시면서 문화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비해 특정 종교에서는 그러한 포용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또한 종교적 배타성을 강조하는 사람 역시 아직도 많다는 점이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책이 썩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저자가 학생들에게 내주는 과제들의 이야기(헌혈하기나 천원의 행복 과제) 등은 흥미롭기도 하고 내가 이후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을때나 지금 하고 있는 청소년 봉사활동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기에 관심있게 본 내용이다. 천원을 가지고 선물을 하라는 과제에 나온 꽃도매시장에 가서 짜투리 꽃들을 모아 이쁘게 다발로 만들어 노인 시설에 가서 한 어르신께 꽃을 드리고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에서는 큰 감동이 몰려왔다. 얼마전 인턴을 하면서 모 복지 기관에 방문하여 어르신들과 잠시 시간을 가졌는데 솔직히 나는 마음은 있어도 좀체 어른들께 다가가기 힘들었다. 그런 조그마한 선물이나 대화를 나눔에도 외로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은 큰 위로를 얻었을 거라 생각하니 그 때 쑥스럼을 느낀 내 자신에게 다음에는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대목이었다.

 

 이 책은 앞서서도 말했지만 자기 개발서 + 철학서이다. 한자가 많아 요즘처럼 한자 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 된 시대엔 대학생들에게도 읽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도 있겠지만 책의 제목처럼 천천히 느린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본다면 그전에 가질 수 없었던 여유와 인생을 사는 혜안(慧眼)을 갖게 해줄 것이라 생각되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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