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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타인을 움직이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ㅣ 설득의 비밀
EBS 제작팀.김종명 엮음 / 쿠폰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너무도 기대하고, 오랬동안 책 도착을 기다렸던 탓일까... 내용이 좋기는 한데 먼가 아쉽다고 할까... 여튼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의 기분이 뭔가 묘하다. 요즘 비슷한 책을 여럿 읽어서인지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거기서 거기인듯 싶기도 하고, 분명 좋은 내용이긴 한데 크게 특성이 없는 것 같다.
이전에 읽은 책과 비교해서 이야기해보자면 '365 매일 읽는 마케팅 전략 100'이라는 책에서도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차례 등장한다. 결국 뛰어난 영업 사원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하거나 말주변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참여할 수 있도록 질문을 잘하고 또 그 상대의 요구를 잘 파악하는 한마디로 가려운데를 잘 긁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영업이 상대로 하여금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러한 영업 전략이 가득한 '365 마케팅 전략' 책과 이 '설득의 비밀'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 설득의 비밀도 역시 이점에서 먼저 시작한다. 7대 3의 법칙으로 요약되는 이 방식에서는 상대가 전체 대화의 70%를 차지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영업사원이나 부모, 또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상대를 설득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라는 주문을 하면 대다수 상대보다 말을 많이 하거나 일방적으로 제시를 하거나 강요를 하고, 자기 생각을 중심으로 설교를 늘어놓고, 상대의 의중을 물어보는 질문을 거의 던지지 않는 등 자기 중심적으로 일반적인 강요만 하는 오류를 많이 범한다고 한다. 즉, 설득을 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절대 이런 오류를 줄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꼭 기억해야할 사실은 설득은 논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논쟁 -> 반박 -> 진압 ] 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지 말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틀어지고 언쟁을 높이게 되는 이유는 그 사안의 중요도를 떠나서 자기 주장이 강해져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경우이다. 특히 그러면서 서로의 가치관을 건드리거나 감정으로 비화되면 논리성과 객관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앞서 말한 [논쟁 - 반박 - 진압 ] 이 반복되는 결과를 맺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득을 하려고 할때는 상대방의 허점을 간파하고 지적하고, 극단적 사례를 피하며, 구체적인 대안과 데이터를 제시하며, 감정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로 설득은 마지막 버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들 무언가를 설득할 때 ( 그것이 영업이든 무엇이든 ) 그 자리에서 애를 쓰다가 안된다 싶으면 끝이라는 생각을 많이하지만 그보다는 그 다음에도 만나서 또다시 설득할 기회가 생길 여지를 마련하라고 이 책에서는 언급한다. 그리고 그마저도 힘들 것 같으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서 차선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실험자로 하여금 교수로부터 F 학점을 철회하도록 설득시키라는 미션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점 철회는 불가하다는 교수의 가치관을 두 팀 모두 이해하고 그 부분을 건들지 않았지만 한 팀의 경우 그냥 포기하고 물러간 반면, 한 팀의 경우 F학점으로 인해 졸업이 늦춰져 공백기간을 갖게 되는 동안 사립 학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받았다. 단순히 포기하고 돌아간다면 교수 입장으로서도 찝찝하고 본인 역시 큰 손해를 보게 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러한 점이 없기 때문에 매우 큰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득자 피설득자 모두에게 유리하도록 윈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계약을 하거나 판매를 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자신에게만 너무 유리한 조건으로 행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운좋게 해당 거래는 성사될지 몰라도 이후 지속적인 거래가 성립되기 힘들기 때문에 서로에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거래 조건으로 행해야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들의 열거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연한 것일수록 잊기 쉽고 행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생각된다. 설득과 관련된 서적을 적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