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하면서 요리책을, 육아가 시작되면서 육아서와 어린이 도서만 주로 읽다가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결혼 전에 소설을 좋아해서 종종 읽었지만 마지막으로 읽었던 소설이 뭐였지? 생각해보니 생각이 안날정도, 공백기가 어언 10년정도 된것같다.

육아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소설 읽기엔 내 기준으로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만난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이였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고 하니 엄청 슬픈 소설인가 생각하면서 말이다.




작가 소개부터 천천히 읽다보니,

청아한 문체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인기를 능가하는 일본의 3대 여류작가인 에쿠니 가오리!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녀의 작품들은 유명하여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두 작품은 알고 있었다.

내 블로그 명도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 세상 반가운 작가다 !






사람들이 만사에 대처하는 방식은 늘 이세상에서 처음 있는 것이고 한 번뿐인 것이라서 놀랍도록 진지하고 극적입니다.

가령 슬픔을 통과할 때, 그 슬픔이 아무리 갑작스러운 것이라도 그 사람은 이미 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잃기 위해서는 소유가 필요하고, 적어도 거기에 분명하게 있었다는 의심없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집은 색깔이나 맛은 달라도, 성분은 같고 크기도 모양도 비슷비슷한 사탕 한 주머니 같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 부르고 싶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있다.

열 두가지 이야기 중에서 한 작품인 울 준비는 되어 있다가 에쿠니 가오리 단편 컬렉션의 제목이였던것.






책을 넘기다 보니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중 한 부분이 소개 되어있는데, 너무나 강렬한 문구다.

나는 다카시의 친절함을 저주하고

성실함을 저주하고 아름다움을 저주하고

특별함을 저주하고 약함과 강함을 저주했다.

그리고 다카시를 정말 사랑하는 나 자신의 약함과 강함을 그 백 배는 저주했다.






첫번째 이야기인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을 읽고 난 후의 내 마음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요즘 자극적인 드라마를 많이 봤나 보다.

잔잔한 느낌의 작가의 깊은 세계관과, 다른 듯 비슷한 상황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지금의 나로써는 공감이 가진 않았지만, 옮긴이 김난주의 역자 후기처럼 불꽃이 제 몸을 불살라 언젠가는 싸늘한 재로 변하듯, 타오르는 사랑이란 스치고 지나가는 열병 같은 것일 뿐, 사랑의 끝에는 언제든 고독한 자기 자신만이 남는다는 비극적 진실에 울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같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궁금해졌다.

조만간 다른 소설도 도전해봐야겠다!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