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멜론은 어쩌다
아밀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멜론은 어쩌다'는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단편 모음집이고 모든 주제가 sf 기반이며 정체성, 소수자, 관계를 과감하고 실험적이게 나타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끌었던 두 단편은 바로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다

초반에 수록된 작품인 만큼 정말 깊은 고민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는 뱀파이어를 괴물이라 인식되는 사회에서 주인공이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를 두고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는 내용이다

특히 뱀파이어 친구가 외국으로 이민을 간다고 한 부분에서 주인공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거 같아 다급하고 혼란스러움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챕터를 읽으면서 예전 트위터에서 봤던 글이 떠올랐다

'우리는 살면서 동성이기에 우정으로 넘겼던 사랑이 많고, 이성이기에 사랑으로 착각한 많은 순간을 살아가는 것 같다'

그만큼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하고 결국엔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랑 결혼까지 하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어쩌면 이런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사회가 얼마나 보수적이고 차별적인 규범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던 단편이다

결론 부분은 다행히도 해피엔딩이었는데 이 둘의 이야기를 더 읽고 싶었다

두 번째는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다

개인적으로 나는 부치고 뭐고 성향을 나누는 것에 동의를 하지 않지만 제목만 들어도 도파민이 싹 돌아서 이 책의 서평을 신청했던 기억이 난다

인간과 로봇의 연애라는 설정은 미래지향적인 장난처럼 보이고 정말 상상할 수도 없지만 그 안에서 도대체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 그 관계가 무엇을 뜻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단순히 로봇 사용기라기보다 한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회로 나갈 때 얼마나 큰 두려움이 있고 서툰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인물과 설정을 담고 있고 개성 넘치는 글들이 가득하지만 결국엔 차이를 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가 정하고 있는 '주류' 바깥에 서 있다

뱀파이어, 로봇, 유전자 편집된 아이돌 등 사회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해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 소설 중간중간 뒤통수를 탁 때리는 문장들이 많이 공감이 됐다

사회에 던지는 말 같기도 하고, 나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강렬하고 나와 닮아있는 책을 만난 거 같아 반가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멜론은 어쩌다
아밀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얼마나 ‘주류‘ 바깥에 서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이프 시티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서평을 신청해서 받게 된 세이프 시티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기억 교정이라는 기술이 도입된 시대의 얘기라서 보자마자 신청을 했다

초반부터 디스토피아적인 풍경을 띄고 도시들이 소멸하고 재개발된 신도심과 방치된 구도심이 끝없이 갈등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신박한 게 이 소설 속에서는 '세이프 시티'라는 앱을 통해서 도심의 곳곳이 실시간으로 등급이 부여되고 0등급 안전지대부터 엑스 구역까지 나누어진다

엑스 구역은 당연히 낙인찍힌 도시고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는커녕 의식주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도시 환경에 놓여 있다

도입부를 읽으면서 사실 지금의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다고 느꼈다

어디나 도심의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우리에겐 앱만 없을 뿐

어딘가에선 제대로 된 보장조차 받지 못하는 곳이 있으니까

책을 읽을수록 이런 상황에선 위협받는 건 역시나 약자였고 연쇄 여자 화장실 파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이 각성을 한다

주인공은 휴직한 경찰이고 이 사건 이후로 기억 교정 기술에 대한 강인한 줏대를 보여준다

기억을 삭제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평소에 생각해 보질 않아서 보는 내내 진실을 지키려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기도 하고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진실을 계속해서 왜곡하려는 세력과 그래도 최선을 다해 진실을 존중하려는 개인의 대립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와 닮아있어서 읽는 내내 착잡했다

내가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익숙해서, 우리 사회와 닮아서 그렇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받는 기분이었다

미래 소설 같기도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한 이 소설은 인간의 본성을 참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등급으로 사람을 구분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불평등과 모순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세이프 시티' 앱이 탄생하지 않길 바라면서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기억, 도시, 젠더, 기술에 대한 가장 우리와 가까이 접하고 있는 소재를 건드려서 더 몰입해서 읽었다

손보미 작가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됐는데 다음에도 신작이 나온다면 반가울 것 같다

미래에는 이 책이 '이런 세계가 있다고? 말도 안 돼!'라는 생각으로 독자들에게 읽히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이프 시티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믿고 읽는 손보미 작가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제2의 건축가’들
김광현 지음 / 뜨인돌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이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