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동성애 - 소시민의 기독교 고발 에세이
김학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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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이것이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동성애에 대한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이 책의 주제가 "동성애"에 관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많이 읽어나갈수록 '왜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되고 나는 안되는 동성애"라는 것이 "네가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동성애자가 되어도 괜찮아. 그런데 나는 안돼"라는 의미인지, 아님 책 전반적으로 나오는 "보수 기독교"를 비꼬면서 "너는 동성애 이슈를 거들먹거리며 정치질을 하면서, 왜 '진보 기독교'인들의 입장은 비판해?"라는 것인지.

책을 읽을수록 이렇게 방대한 이슈들을 다룰 책의 제목을 왜 굳이

"너는 되고 나는 안되는 동성애"라고 못 박았는지 궁금하다.

괜히 이 책을 이슈화 시키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썼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왜냐하면, 이 책은 실제로 그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보수 기독교 단체의 정치적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들이 밥그릇 싸움을 위해

어떻게 타 종교인들과 마찰을 일으키는지, 어떻게 일부 성경 구절들이 사람들에 의해 잘못 쓰이고 있는지, 세월호와 코로나에 교회들이 얼마나 미흡하게 대처했는지 등등...

그래서 개인적으론, 이 책의 표지가 입구가 좁은 운동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이 책은 동성애와 교회의 갈등과 마찰을 지켜보고

스스로 "할많아핞"하고 입을 닫아버렸던 내게 꽤 큰 기대감을 다가왔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어떤 해답? 명쾌한 대답! 을 찾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되진 않았다 ㅎㅎ

작가의 동성애를 바라보는 입장과 태도가 나와 거의 비슷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옳다" 또는 "맞다"라고 설명하기엔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의 주장과 근거가 많고, 그 중에서 작가의 입장이 왜 더 설득력이 있는지를

뒷받침할만한 설명은 부족했다. 그러나 이 이슈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관점을 함께 소개한 작가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 기독교인의 많은 해답은 "기도"에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그의 결론도 대부분 "기도"에 도달하고, "기도를 하는 태도"에 도달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 공감한다.

다만, 모든 것이 "기도"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떠한 법안이 통과되고 사상이 바뀌고 새로운 것들이 교육될 때, 교회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가 책에서 꺼냈듯, "과거 한국에 들어온 미국인 선교사들이 교육과 의료를 통해 전도"를 한 것처럼

결국 기독교인은 그저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생각으로, 행동으로, 어떠한 결정으로 나올 수밖에.


나는 이 소시민 기독교 고발 에세이가 김학민 작가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정리된, 그리고 앞으로도 정리될, 그의 생각이자, 교회들에게 놓는 일침 (주로 보수 기독).

어떤 해답을 찾고싶다면 이 책의 설명과 근거가 부족할 것이다. 나 또한 읽어내려가며

응? 왜?라고 묻고 그것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못하고 지나간 부분들도 있다.

이 책은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에게 놓는 일침"이기 때문에

사실 무교와 타 종교인들보다는 기독교인들이 한 번쯤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찐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열린 마음으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정 "찐 기독교인"으로써 그 길을 맞게 잘 가고 있는지,

옆길로 세지는 않았는지,

어쩌다 보니 세속의 길을 가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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