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걱정하지 마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 샴마의 노답북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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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샴마라는 작가에 대해 1도 몰랐다. 근데 이 책을 다 읽은 후 나는 샴마라는 작가가 누군지 정말 궁금해졌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내용들을 공유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남달랐다. 그러나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 '야, 걱정하지마.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나에게 필요한 말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끌렸던 것 같다.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초입에서 일은 내 맘대로, 생각대로 안 풀리고 걱정들만 생기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20대의 마지막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들과 다가올 30대에 대한 두려움에 숨쉬기가 벅찰 것만 같던 요즘, 운명처럼 이 책이 나에게 왔다.

 


   친구들에게도, 나에게도 가장 많은 공감이 되었던 내용이다.방벽을 어떻게 칠할지 마구 상상했는데... 내 방은 없는 그런 현실. 티브이에서도, 유투부에서도, 책에서도 '청춘'에 대해 떠드는데, 정작 내 청춘은 어딜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내 청춘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누구는 아파야 청춘이다. 뭐라고 떠드는데... 나는 아프기만 하고 청춘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건지 알 수 가 없다. 아프니까 청춘이어야 하는데... 청춘이라는 이름의 상상만 있고, 현실에 청춘은 우주로 사라져 버린 것만 같다. 뭐라 설명은 잘 못하겠는데, 내 나이 또래의 사라들은 이 내용을 거의 동감하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안심이 되는 말이자, 모든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있는 그대로인 나를 인정해주는 말. '나'인 '내 모습'이 괜찮다고 긍정해 주는 것. 이것보다 더 안심이 되는 일이 어디 있을까? 내가 겁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그런건지.. 다른 사람의 시선이 많이 신경이 쓰인다. 솔직히 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상에 자기 자신이 완전히 맘에 드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뚱뚱해도 못 생겨도 말주변이 없어도... 내가 나라서 좋다는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한 위로인 것 같다.


  이 책의 핵심인 내용이 아닐까 싶다. 내 주위에도 이런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몇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지금 있는 이 자리가 해낸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네가 걸어온 그 길이 온전히 너를 만들고 있다고. 완벽한 인간은 없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이다. 내가 살면서 겪고 듣고 지내온 모든 날이 불완전하지만, '나'란 놀라운 존재를 만들어 냈다고. 나는 '나'밖에 없지 않냐고. 누군가 되게 유명한 사람이 모든 인간은 신이 만든 명작이라고 말했다. 마스터피스. 너도 나도 명작이라고.

 


  난 요즘 다이어트 중이다. 식이조절은 참 힘들지만, 그 중에서 달콤한 것을 참는 게 참 힘들다. 밥은 안 먹어도 초콜릿 한 조각이 나에게 행복을 준다. 누군가는 그런 비효울적인 짓을 왜 하냐고 하는데. 솔직히 밥 한끼 안 먹어도 안 죽고 불행하지도 않다. 근데 참다 먹은 초콜릿 한 조각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이 박아 두었던 초코를 꺼내 먹었다. 인생에 단 것은 초콜릿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달콤한 사랑도 있고, 달콤한 순간들이 있다. 단 게 좋은 거다. 적어도 나를 행복하게 해 주지 않는가.

 

 

   이건 책 날개에 인데, 책 안의 내용을 모아놓은 것이다. 모두가 나를 긍정하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적어도 이런 나를 비난하지 않을, 나란 존재 그대로를 허용할 사람만 내 곁에 남길 수 있을까? 여기 써 있는 다섯 말 중에서 가장 동의했던 내용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상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기 때문이다. 나도 항상 최악을 상상한다. 왜냐하면 내가 상상한 최악의 상황은 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은 늘 최악보다 나아서 역설적이게 나는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그 최악이 온다고 해도 이미 머릿속에서 한 번 일어난 일이라 그런지 충격이 좀 덜한 느낌이랄까. 세상은 나에게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고 말하는데, 이 책은 뭔가 현실적이라서 읽는 내내 많이 공감되었다.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이 책은 현실세계를 다시 나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했다. 때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구나.' 했고, 때론 '아 그렇지.'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때론 나를 위로했다. 청춘이 사라진 현실에서 조금은 냉소적이지만, 그래서 묘하게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소장할 욕심이 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주위에 이 책이 필요할 것 같은 친구들이 몇 생각났다. 긍정적인 말이 아니라 현실적인 말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이 책도 그랬다. '너는 너대로 괜찮잖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참 좋았다.

  읽기도 편해서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거나, 글이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기 좋을 것 같다. 현실적인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는 나대로 좋다는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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