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너의 숲이 되어줄게 - 쉼표 한 잔

너의 숲이 되어줄게 ㅣ 애뽈의 숲소녀 일기
애뽈(주소진) 지음 / 시드앤피드 / 2017년 7월

  이 책이 나오기 한참 전부터 그라폴리오 마켓에서 활동하던 애뽈님을 알고 있었다. 애뽈님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참 따뜻하다

 

   애뽈님의 그림의 주인공은 늘 소녀이다. 소녀와 작은 동물들이 숲에서 사는 일상물이랄까? 숲속에서의 매일을 소녀의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모습이 언제나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이 책은 숲 속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정말 따스한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 안에는 푸른 숲속의 작은 소녀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어릴 적 읽던 동화책을 다시 꺼내어 보는 것처럼 이 책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공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문에 있던 이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 안에 푸른 숲속의 작은 소녀는 어떤 모습일지. 어른이 되어 상상력도 뭣도 사라져서 일상에 지친 나에게 쉼표 한 잔을 선물해 주는 책인 것 같다. 그림도 좋고 옆에 있는 글도 좋고. 애뽈님의 그라폴리오에도 항상 글이 적혀 있었지만, 종이책으로 봐서 그런지 더 감성이 넘쳤다. 같은 글인데도 더 좋다니... 이래서 내가 종이책을 좋아한다.

내 마음 속 무지개 - 싫었던 일도 우울했던 일도 즐거운 이야기와 웃음 하나면 금방 잊어버리곤 해요. 마음속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다가도 금방 무지개가 떠오릅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여름이라 그런지 아니면 내가 푸른 이미지를 좋아해서 그런지, 어항을 보면 푸른 바다에 들어간 것 같다는 이 그림이 참 좋았다. 나도 같이 푸르러 지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책에 있는 그림을 사진을 찍었는데 만족스럽지 못해서 애뽈님의 그라폴리오에 가서 그림을 다운받았다. 올 여름 배경화면은 이걸로 정했다.

만약 라푼젤이 된다면 - 만약 내가 높은 탑 속에 갇혀 있다면 너는 나를 위해 머리 타래를 타고 올라와줄까?

어린왕자와 함께 - 오늘 밤 우리는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 푸른 밤하늘을 지나 네가 사는 행성으로 날아갈 거야.

어느 날 작아진 내가 - 사방이 길이 없는 곳에 갇혀본 적 있나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평소보다 아주 작은 존재처럼 느껴지지요. 그래도 기다려 볼 거에요. 길이 있는 곳으로 나를 이끌어줄 그 누군가를.
 

 
  나는 애뽈님의 상상력이 좋다. 좋아하는 버전 중에 피터팬과 어린왕자, 달에 가는 여행 등등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그림들이 참 좋다. 애뽈님은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들은 대체로 다 좋았던 것 같다. 엄지공주를 배경으로 한 '어느 날 작아진 내가'는 그림도 글도 정말 좋았다.
 

  작가님의 그라폴리오를 참 좋아하는데, 그림도, 글도, 상상력도, 힐링되는 느낌도 참 좋지만, 영어로 글을 써주신 것도 좋았다. 한글로 써 주시고 영어로 밑에 같은 글을 써주시는데, 영어 공부를 같이 할 수 있어 두 배로 좋았다. 힐링 받는데,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좋았다. 

  오랜만에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힐링힐링 되는 책을 만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