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안부를 묻는 밤 (민트 스페셜 에디션)
지민석.유귀선 지음, 혜란 그림 / 시드앤피드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에디션이라든가, 특별판같은 단어들은 언제나 참 설렌다. 너의 안부를 묻는 밤 민트에디션은 책 표지부터 민트색으로 예뻤다. 이 책의 다른 버전은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버전은 어떤 색감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실렸을지 궁금해졌다.

 

 

 

네가 어둠이면 어때. 눈 감으면 온통 너일텐데. ㅡ14

당신은 예쁜 것만 바라봐. 그럼 난 당신만 바라볼테니. ㅡ26

나도 너에 대한 사랑만은 그 누구보다도 이기적이고 싶다. 그건 나를 위한 이기가 아니다. 네가 매일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만들고 싶은 이기심이란 것을 너에게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넌 하루에 수십 번 나에게 사랑만 받으면서 살아가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니까. ㅡ45


  이 책은 사랑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연인의 처음 사귈 때의 설렘. "네가 어둠이면 어때. 눈 감으면 온통 너일텐데" 보고 처음에는 오그라드는 멘트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나도 연인에게 이런 말을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여친에게 이런 말 안 하고 뭐하나 싶다.

 


버틸 수 없다면 애당초 "끝"이라는 말을 꺼내지 말 것. 다툼의 원인과 해결에 대해서만 대화를 이어갈 것. 화해를 한 후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꼭 안아줄 것. ㅡ61

이별 뒤에도 하는 사랑은 짝사랑인 걸까. 오늘 새벽에는 네 전화가 오지 않을까 하며 기다리는 이 감정이 사랑이라고 믿고 싶진 않다. ㅡ95


  만남 뒤엔 이별이 따르기 마련이다. 열렬하게 사랑을 하고 다 타버려 상대방은 재가 되었고, 나는 상대방에게 해만 되는... 다시는 사랑따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찾아, 새로운 사랑을 찾아 헤매는 내 모습에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너의 안부를 묻는 밤"이라는 제목이 참 잘어울리는 글이 많았다. 나는 이런데, 너는 어떻니?라고 묻는 듯한 내용이 마음이 짠해졌다.


좋은 사람 곁엔 반드시 좋은 사람이 함께하는 법이야. 너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인 거 너도 알잖아. 네 새벽을 들쑤셔놓은 사람들만 모를 뿐이지. ㅡ174


  나의 사랑은 안녕한지, 나의 사랑이었던 너는 안녕한지, 그리고 나는 안녕한지. 이 책은 이 셋 모두에게 안부를 묻는 것 같다. 이렇게 사랑을 했고, 이렇게 이별을 했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고... 너와 헤어져도 나는 안녕할 수 있을지. "넌 슬퍼할 자격 없어. 행복할 자격만 있지"하는 단어가 마음에 콱 와닿는다. 우리에게 슬퍼할 자격이 있는지는 없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행복할 자격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 그만 슬퍼하고 그만 아파하고, 바닥까지 내려놓은 나를 끌어올려 사랑해줄 타이밍이다.

 

나를 위해 거절할 줄 알아야 하고/ 나를 위해 때로는 이기적인 모습도 필요하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아야 한다. //거절의 필요성이 중요한 세상이니까. ㅡ217

상처는 이별을 만들고/ 이별은 추억을 만들고/ 추억은 후회를 만들고/ 후회는 새벽을 만든다. ㅡ229


  왜 꼭 헤어진 그사람은 밤에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사람이 잘못한 게 아닌 내가 잘못한 게 떠오르는지. 힘들었던 기억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만 떠오르는지. 오늘도 그런 밤이다. 우리의, 너의, 나의 안부를 묻는 그런 밤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했던 사람에게 선물하게 좋은 책인 것 같다. 우리 사랑이 안녕한지, 너의 사랑이 안녕한지, 나의 사랑이 안녕한지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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